격변의 국내 OTT시장…2·3위 뒤집히고, 새 요금제·서비스 승부수

김봉기 기자 2022. 12. 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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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티빙(CJ ENM 계열)이 지난 1일 시즌(KT계열)을 통합하면서 기존 경쟁 구도가 흔들리게 된데다, 이미 한국에서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미국 넷플릭스가 기존 구독료의 ‘반값’에 가까운 새 요금제를 지난달 출시해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자금난에 매각설이 나돌던 왓챠는 영화·드라마 주축의 기존 OTT에 구독료 추가없이 웹툰까지 볼 수 있는 새 융합 서비스로 위기 돌파 승부수를 던졌고, LG유플러스는 자사 인터넷TV(IPTV) 가입자에 제공하던 5만여편의 인기 키즈 교육 콘텐츠 ‘아이들나라’를 지난달 아예 별도 OTT로 출범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OTT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연합과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움직임들이 국내 시장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뒤바뀌는 국내 2·3위 구도

그동안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부동의 전체 1위인 가운데, SK텔레콤과 지상파3사 연합군인 웨이브가 줄곧 전체 2위(토종OTT 중에선 1위), 그 뒤를 티빙 등이 쫓던 구도였다.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OTT의 시장 점유율(올 1~9월 평균 실사용자 기준)은 넷플릭스 38.2%, 웨이브 14.4%, 티빙 13.1%를 비롯해 쿠팡플레이 11.8%, 디즈니플러스 5.6%, 시즌 5% 등을 보이고 있다.

12월1일부터 공식 합병된 OTT 서비스 티빙과 시즌의 통합 안내. /티빙

하지만 티빙이 지난 1일 시즌을 공식 합병하면서 기존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3위였던 티빙이 시즌 이용자들을 그대로 가져온다면 시장 점유율 18.1%(티빙 13.1%+시즌 5%)로 웨이브(14.4%)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꿰차게 된다. 최근 공개된 모바일인덱스의 10월 실사용자 조사 결과에서 티빙(430만명)은 시즌(124만명)을 합병하기 전인데도 웨이브(416만명)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티빙이 시즌 흡수로 월 실사용자를 550만명 넘게 늘릴 수 있는 발판이 생긴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달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티빙과 시즌의 운영법인은 지난 1일 티빙으로 합쳐졌지만, 기존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약 한달간 시즌을 더 유지하다가 오는 31일자로 완전 종료되기 때문이다. 티빙은 이 기간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진행해 시즌 이용자들이 최대한 이탈하지 않고 티빙에 가입하도록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새 요금·서비스에 특화 OTT까지

넷플릭스 로고와 회원 가입 때 나오는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와 베이직 요금제 내용. /넷플릭스 캡처

이런 와중에 지난달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기존 기본 구독료(월 9500원)보다 휠씬 더 싼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그 파급효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 등12국에 출시된 이 요금제는 가입자가 콘텐츠 재생 전과 중간에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구독료를 월 5500원만 내면 된다. 1시간 영상 콘텐츠 기준으로 4~5분짜리 광고를 봐야하지만, 이용자는 기존 기본 구독료보다 약 42%를 절약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영사 입장에선 월 구독료 수입이 줄어드는 대신, 광고로 수익을 얻는 방식”라며 “일단 좀더 지켜본 뒤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토종 OTT업체들도 소비자 반응 여부에 따라 이를 따라하는 요금제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왓챠가 기존 자사 OTT에서 추가 비용없이 제공하는 웹툰 서비스. /왓챠 캡처

새로운 융합 서비스는 물론이고 키즈 교육 특화OTT도 새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OTT 7위인 왓챠는 최근 자사 OTT에서 웹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기존 가입자가 추가 결제없이 웹툰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왓챠웹툰’ 서비스다. 기존 인기 웹툰은 물론, 유명 작가들의 신작까지 볼 수 있다. 웹툰까지 영역을 확장해 드라마·영화 위주의 동영상 서비스를 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아 어려움에 빠진 왓챠가 반전을 노리며 새 융합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한때 130만명이던 월 실사용자는 최근 80만명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별로 OTT로 내놓은 키즈 교육 콘텐츠전용 '아이들나라' 배경화면. /아이들나라 캡처

LG유플러스는 지난달 OTT ‘아이들나라’를 런칭했다. 아이들나라는 원래 지난 2017년부터 자사 인터넷TV(IPTV) 가입자에 제공되던 키즈 교육 콘텐츠 서비스였다. 누적 이용자 수가 610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어린이와 부모에게 인기있던 서비스를 월 구독료만 내면 누구나 볼 수 있게 OTT로 독립시킨 것이다. LG유플러스 2027년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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