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의 원 가드, 가스공사를 바꿔놓았다

대구/이재범 2022. 12. 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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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이대성 중심의 원 가드가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2승 8패를 기록해 다른 팀들의 승수의 재물로 여겨졌다.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10위에서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더구나 6연승을 달리던 1위 안양 KGC인삼공사마저 꺾었다. 연승을 더 이어나가면 5~6위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초반 10경기에서는 공격도, 수비도 문제투성이였던 가스공사는 최근 5경기에서는 득실 편차 +9.8점(86.8점-77.0점)으로 공수 안정감을 찾았다.

“이렇게 3점슛이 안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졌던 3점슛 정확도(최근 5경기 42.4%(50/118))가 높아진 것도 가스공사가 패배보다 승리를 더 많이 거두는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가장 달라진 점은 원 가드다.

가스공사는 오프 시즌 동안 원 가드도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는 이원대와 샘조세프 벨란겔, 우동현 등을 이대성과 함께 기용해 투 가드로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면서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원 가드와 투 가드를 자주 언급했다.

유도훈 감독은 10월 22일 서울 SK와 경기를 마친 뒤 “(부상 중인) 차바위가 들어오면 투 가드에서 원 가드로 갈 수 있다. 차바위와 박지훈이 있을 때 원 가드가 가능하다”고 했다.

10월 28일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패한 뒤에도 “차바위가 복귀하면 벨란겔과 차바위, 이대성과 차바위 등으로 원 가드가 가능하다”고 한 번 더 차바위 복귀 후 원 가드를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3일 수원 KT와 경기에서 차바위가 복귀했다. 유도훈 감독은 이 때 여러 질문에 답을 하며 원 가드와 투 가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차바위가 투입된다. 선수 구성을 처음 할 때 이대성을 데려오고, 벨란겔을 영입한 뒤 투 가드와 원 가드 상황을 구상했다. 이대헌과 이대성이 대표팀에 나가고, 차바위가 부상이라서 시즌 초반 옵션이 적어서 1라운드에서는 맞춰가는데 집중하자고 했다. 시즌이 길어서 나중에 차고 나갈 수 있다고 여겼다. 원 가드든 투 가드든 우리가 운영하는 면에서 바위가 공수 중간 역할을 해줬어야 한다. (차바위의 복귀가) 그걸 차츰 맞춰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할로웨이는 한국농구를 아는 선수다. 수비 전술 변화나 공격에서 원 가드도, 투 가드도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는 원 가드가 들어가면 포워드의 신장이 조금 크다. 예를 들면 차바위, 정효근, 이대헌, 할로웨이가 들어가면 아주 큰 신장은 아니더라도 스피드가 있는 신장에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

흔드는 플레이는 투 가드에서 나오고, 원 가드는 수비와 높이가 장점이다. (원 가드는) 유기적인 플레이보다 순간적인 옵션 활용이 가능하고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대성이가 포스트업도 가능하고, 수비에서도 스위치 디펜스를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옵션을 늘리는 게 원 가드다.

보통 10개 구단이 투 가드를 많이 활용한다. 벨란겔의 수비 문제와 이대성의 체력을 고려할 때 원 가드로 벨란겔이 해줄 수도 있다. 할로웨이와 바위, 효근이, 대헌이의 컨디션이 엄청 중요했다. 대헌이의 문제점(대표팀을 다녀온 뒤 부상), 효근이가 (부상 때문에 한 시즌을 쉰 뒤) 복귀하면서 컨디션, 할로웨이와 바위의 불의의 부상 때문에 (원 가드를 사용하기) 힘든 옵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프 시즌 또한 이 옵션으로 계속 연습을 못 했는데 이 옵션을 활용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나가는 방향성이 적어진다. 이걸 꼭 이뤄내야 더 좋은 여러 옵션 활용이 가능하다.”

가스공사는 알다시피 차바위 복귀 후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유도훈 감독은 지난달 6일 창원 LG에게 패한 뒤에는 “내가 다른 전술 운영을 했어야 한다. 전술의 실책이다. 이기는 농구를 하고 싶은데 이기기 위해서 맞춰야 한다”며 “1라운드 부진의 책임을 통감하고, 휴식기 때 공격과 수비에서 잘 맞추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도훈 감독은 11월 중순 이후 약 20여일 동안 4경기만 치르는 여유 있는 일정 속에 팀을 재정비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 때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하위권에서 계속 맴돌 수 있다고 여겼다.

지난달 17일 고양 캐롯과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무조건 많이 이겨야 한다. 3경기 이후 4일 동안 또 경기가 없다. 그 이후는 12월 경기가 많다. 이번 달(11월) 안에 궤도에 올라와야 한다”며 “총체적 난국인데 여기서 기본을 먼저 생각해야 위기 탈피가 가능하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11월까지 가장 적은 13경기만 치렀다. 16경기를 소화한 KGC인삼공사보다 3경기나 적었다. 그만큼 휴식시간이 많았기에 흔들리던 팀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낸 가스공사는 12월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일 전주 KCC에게 승리하며 첫 연승을 맛본 유도훈 감독은 “상대 팀마다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투 가드도 활용했다. 벨란겔이 처음 한국에 와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대성과 조합도 맞춰봤어야 했다”며 “그런 조합도 있지만, 원 가드 시스템도 가동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본격적으로 원 가드를 활용할 의사를 밝혔다.

가스공사는 KGC인삼공사의 7연승을 저지해 이제는 다른 팀들의 경계해야 할 상대로 떠오른다.

정효근은 3일 KGC인삼공사에게 승리한 뒤 “내 생각에는 맞춰가는 과정에서 나온 시행착오였다. 자세하게 1라운드와 지금을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우리 팀에 관심이 많다면 아실 거다. 누구 한 명이 바뀐 게 아니라 엄청 많이 바뀌었다”며 “이런 걸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는 건 그렇고, 우리가 바뀌면서 원하는 조각이 맞아가는 느낌이다. 여러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다들 적극성이 생기고, 감독님께서 시스템에 변화도 가져가셨다”고 반등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끼리 미팅을 할 때) 선수들 누구 한 명 탓 하거나 잘못했다고 이렇게 말하거나 몰아가기보다는 서로를 믿어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조상열 형 같은 경우는 기회를 못 받는다고 하고, 전현우에게는 네가 살아나야 우리가 풀린다고 하고, 이대성 형은 나머지 선수들이 공격에 참여해주면 더 수월해진다고 이런 플레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꼴찌였어도 우리 선수들끼리 믿고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 아직 8위인데 더 올라가야 한다(웃음)”고 덧붙였다.

이대성은 팀의 변화를 더 구체적으로 들려줬다. 바로 원 가드다.

“내가 포인트가드로 바뀌었다. (시즌 초반에는) 벨란겔이나 우동현, 이원대와 투 가드를 많이 했는데 (상대팀에서는) 나에 대한 대비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현대농구에서 볼 핸들러가 가진 역량이 크다. 사실 각 팀에서 볼 핸들러를 많이 담당하는 선수들이 잘 하는 선수들이다. 그 무게가 현대농구에서는 더 커지고, 지금 절정이다.

벨란겔이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KBL에서 첫 시즌을 보내며 소통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1라운드 때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원 가드로 돌아갔다. 지금 느끼는 건 원가드 시스템이 유효한 거 같다.

지금은 내가 뛰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 벨란겔이 내 대신 들어와도 우리 팀 시스템이 스윙맨의 움직임을 살려주고, 많은 스페이싱을 가져가는 게 원 가드일 때 가능했다. 나도 편하고 벨란겔 등 다른 선수들이 들어와도 편해질 거다. 지금 많은 선수들이 득점한다. 한 명에게 득점이 치중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득점하면서 다득점을 한다. 감독님께서 이런 부분을 조정해주셨는데 이게 주요했다.

그 전에는 나도 그렇고, 헷갈렸다고 인터뷰도 했지만, 투맨 게임에서 내가 정리를 하거나 마무리를 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었다. 투 가드에서 2번(슈팅가드)으로 뛰어서 세팅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내 손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이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플레이의 연계, 공간을 넓혀서 다음 것을 연계되도록 변화를 주셨다. 나는 그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내가 끝내려고 하다가 내가 공간을 뺏어서 동료에게 연계를 하면 이 공간이 누군가의 공간이 된다. 이렇게 생각을 바꿨다. 이번 휴식기 때 그랬다. 나도 살고, 동료들도 살고, 가스공사도 사니까 계속 이 부분을 가져가야 한다.”

최준용과 최성원이 가세한 서울 SK가 하위권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가스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가스공사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한 재미있는 순위 경쟁이 기대된다.

#사진_ 점프볼 DB(정을호, 이청하,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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