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세 시대] O자로 휜 다리 ‘쭉’…“통증 사라져 날아갈 것 같아요”

이문수 2022. 12. 4. 09: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건강 백세 시대 (16) 퇴행성 관절염 치료받은 한보순씨
무릎 누르면 고통…뼈도 맞부딪혀
물 차면 빼고 진통제를 먹으며 버텨
인공관절 수술받고 보행기능 회복
수술후 초반 수건 이용해 재활운동
퇴원후 좌식보단 입식생활 노력을

01010101301.20221205.001357107.02.jpg

충남 예산에 사는 한보순씨(70)와 남편은 동네 대표 잉꼬부부다. 다리가 아픈 한씨를 위해 남편은 늘 아내의 손을 잡고 다니고 농사를 비롯해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도 자신이 죄다 처리한다. 한씨 곁에서 남편은 든든한 지팡이가 돼왔다.

그의 다리는 언뜻 보기에도 O자 변형이 심각했다. 누워도 다리는 일자로 펴지지 않았다. 무릎을 누르기만 해도 고통을 호소했고 구부리면 뼈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럼에도 한씨는 무릎에 물이 차면 빼고 진통제를 먹는 대증요법으로만 버텨왔다. 그러다 결국 증상은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관절질환, 먼저 보존 치료부터 시도해야=극심한 무릎 통증은 전신을 고통스럽게 한다.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진료부원장은 “무릎에 통증이 있으면 아픈 허리를 구부릴 수밖에 없고 앞을 보기 위해 무릎을 더 구부리고 걸어야 한다”며 “무릎 통증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허리 관절염은 물론 신경이 막혀 신경통까지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진찰 결과 한씨를 괴롭힌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을 입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른 염증으로 아픔을 느끼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심하다가 병이 진행되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관절 운동범위 감소와 부종을 동반하고 관절면이 불규칙해지면서 움직일 때마다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보존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보통 무릎 관절염은 비만과 상관관계가 있다. 발병 초기라면 체중을 감량해 증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약물요법,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치료에도 나아지지 않거나 무릎이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했다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수술은 기능을 상실한 무릎 관절을 떼어내고 인공관절로 씌우는 방식이다. 수술 후에는 재활 치료에 들어간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을 만한 운동 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데 목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의 90% 이상이 무릎에 적용될 정도로 수술이 보편화했다.

한씨 역시 양쪽 무릎 모두 뼈끼리 닿아 휜 상태였으며 굽힐 수 있는 무릎 쪽 내각이 90도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관절에 있는 인대까지 굳어버렸다. 그간 치료를 계속 미뤘던 한씨는 이번에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수술을 마친 의료진은 재활만 거치면 건강했을 때 보행기능을 회복하고 비뚤어졌던 다리도 교정된다고 진단했다.

◆수술 후 재활운동과 생활환경에 신경 써야=수술만큼 중요한 것은 단연 재활운동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무릎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근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이예원 세란병원 재활의학과장은 “한씨의 왼쪽 관절 가동범위가 넓어졌고 걸음걸이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며 “다만 힘줄이 아직 굳어 있어 재활운동으로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초반에는 수건을 활용해 간편하게 재활운동을 할 수 있다. 다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둘둘 만 수건을 오금 쪽에 놓고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는 ‘오금붙이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앉은 상태로 뒤꿈치를 앞뒤로 움직이며 무릎을 움직이는 운동도 있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5∼10초간 유지한 후 천천히 내리며 다리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까지 시행한다. 완전히 회복한 상태가 아니므로 운동을 하되 천천히 꺾고 조금씩 각도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퇴원 후 생활하게 될 가정환경도 신경 써야 한다. 김 부원장은 “수술 후 무릎을 함부로 쓰면 안된다”면서 “생활하는 데 있어 무릎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무릎이 아픈 사람이라면 수술한 후에 화장실에 꼭 의자를 둬야 한다. 바닥에서 자는 것보다 침대 생활을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높이가 없는 이부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무릎에 큰 부담을 줘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라면 좌식생활을 지양하고 입식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 부원장은 “국내 인공관절수술 경험을 충분하게 축적한 의료진이 많고 인공관절 내구성도 상당히 개선돼 고무적”이라면서 “무릎 건강이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만큼 될 수 있으면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문수 기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