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인데 이해 못 해줘?"…새벽에 '쿵쿵' 뛰던 윗집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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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금요일 밤, 자영업자인 최모씨(41)는 잠을 청했다.
층간소음 피해자인, 서울 시내 아파트 주민 김성호씨(45)는 "모든 월드컵 경기를 다 챙겨보는지 밤마다 윗집이 쿵쿵대서, 참다참다 찾아갔더니 '월드컵인데 유난'이란 식으로 적반하장이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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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금요일 밤, 자영업자인 최모씨(41)는 잠을 청했다. 자정에 하는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음날 장사를 위해, 새벽 4시면 일어나야 해서였다.
이날 새벽 1시 반쯤, 최씨는 윗집에서 쿵쿵거리는 층간 소음에 잠에서 깼다. 네 식구, 그중 아이가 둘인 윗집 가족들이 한국의 골에 쿵쿵거리며 뛴 소음이었다. 거실로 나가자 윗집에서 소리지르며 환호하는 소리까지 다 들렸다.
최씨는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30분 정도 소란스럽던 윗집이 잠잠해졌지만,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 4시까지 꼴딱 새었다. 월드컵 경기도 참으며 잠을 자려 했는데, 그날 하루종일 피곤함에 시달려야 했다.
최씨는 다음날 윗집 현관문에 쪽지를 붙였다.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새벽 시간엔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윗집 남자가 찾아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4년에 한 번인 월드컵인데 이해 좀 해주시면 안 되느냐"고. 최씨는 사과도 없이 항의하는 윗집 태도에, 화가나 결국 대판 싸웠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가 촉발시킨 '층간소음' 갈등이다. 심야 시간대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승리나 패배 등에 흥분해 쿵쿵거리며 층간소음을 내기가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게다가 층간소음 가해를 해놓고도, 월드컵이란 특수 상황을 들며 따질 경우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층간소음 피해자인, 서울 시내 아파트 주민 김성호씨(45)는 "모든 월드컵 경기를 다 챙겨보는지 밤마다 윗집이 쿵쿵대서, 참다참다 찾아갔더니 '월드컵인데 유난'이란 식으로 적반하장이더라"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신고해 경찰을 불렀다. 김씨는 "윗집이 '나도 모르게 흥분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면, 마음이 그나마 나았을 것 같다"고 했다.
월드컵 경기 때만 층간소음을 내는 게 아니라, 평소 내던 이들이 더 주의하지 않는 거란 주장도 있었다. 2년째 층간소음에 시달린다는 주부 유모씨(33)는 "월드컵 때니 이해해달란 식으로 윗집이 말하는데, 평소에도 발망치 등으로 시끄럽게 하던 집"이라며 "시끄럽게 하다가, 월드컵이라고 더 시끄럽게 밤에도 난리치는 것"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유씨는 "맘 편히 월드컵 응원하려면 거리 응원을 하던지, 술집 같은데 가서 해라. 이웃집 피해주지 말고"라며 윗집에 전해달라고 했다. 그 역시 세 식구이지만, 집에서 조용히 응원한다고 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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