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집 짓자"…NASA, 3D 건축 기업에 740억원 투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에 인간이 항상 머물 수 있는 기지를 짓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달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3차원(3D) 프린터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민간 기업에 5720만달러(740억원)을 지원한다. 아르테미스 1호가 지난달 성공적으로 발사된 가운데 2020년대 중반 이후 구체화할 달 개척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NASA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미국의 민간기업 ‘아이콘’에 2028년까지 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달에서 건축물을 짓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이콘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건축물을 짓는 회사다. 2018년부터 3D 프린터로 미국과 멕시코 등에 주택을 지어 왔다. 2020년에는 3D 프린팅이 달과 화성에 기지를 짓는 데에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올림푸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2025년 인간을 달에 재착륙시키고, 그 뒤 상주기지를 지으려는 NASA가 이에 주목해 대규모 재원 투입을 결정한 것이다.
3D 프린터로 달에서 건축물을 지으면 이점이 많다. 3D 프린터는 복잡한 건축 기술과 자재, 장비 없이 3D 프린터 자체와 프린터 노즐을 통해 뽑아낼 물질의 재료만 된다. 아이콘은 달 표면에 깔린 흙, 즉 ‘레골리스’ 같은 현지 자원을 3D 프린터에 넣어 결과물을 만들 계획이다.
3D 프린터를 쓰면 건축 속도도 빠르다. 아이콘은 지구에서 32㎡짜리 소형 주택의 벽체와 골조를 하루 만에 거뜬히 완성한다. 아이콘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한 달의 중력에서 건축 재료인 레골리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알아내 3D 프린팅 건축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니키 웨크하이저 NASA 우주기술임무총국 기술 분야 책임자는 공식 발표를 통해 “다른 세계를 탐험하려면 혁신적인 신기술이 필요하다”며 “기업 파트너들과 이런 요구에 맞는 역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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