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텀, 보스턴 레전드 계보 이어갈까?

김종수 2022. 12.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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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역사상 최고 명문을 꼽으라면 대다수 팬들은 LA 레이커스와 더불어 보스턴 셀틱스를 꼽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전성기를 누리며 리그를 주름잡아 왔는데 이를 입증하듯 NBA 최다 파이널 우승(17회, 공동 1위), 컨퍼런스 우승 10회, 디비전 우승 32회 등 그야말로 엄청난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레이커스가 서부를 대표한다면 셀틱스는 동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으며 NBA 역사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공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통의 명가답게 팀을 대표하는 레전드도 시대별로 계속해서 존재해왔다. 셀틱스에 통산 11회 우승을 안겨준 반지의 제왕 빌 러셀은 이제는 보스턴의 전설을 넘어 리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최고의 수비수이자 팀 플레이어 그리고 리더였으며 흑인 인권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코트 안팎의 혁명가였다. 사후 NBA 전 구단에서 그의 등번호를 영구결번 한 것을 보더라도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있는지를 짐작할만 하다.


셀틱스 역사에서 러셀과 비교될만한 프랜차이즈 스타는 딱 한명이 있다. 래리 버드다. 백인은 한계가 있다는 당시까지의 편견을 깨고 특유의 근성과 엄청난 BQ를 앞세워 또 한번의 왕조를 만들어냈다. 동시대 리그를 양분했던 레이커스 간판 매직 존슨과의 라이벌 구도는 NBA를 미국만이 아닌 세계적 무대로 만들어낸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케빈 맥헤일은 버드와 함께 80년대를 풍미했다. 버드가 그랬듯 맥헤일 역시 운동능력에서는 당대 흑인 스타들에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빼어난 센스와 탁월한 기술을 앞세워 최고의 백인 파워포워드로 리그를 누볐다. 특유의 풋워크와 다양한 포스트업 기술은 이후 하킴 올라주원이 참고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그 외…, NBA무대서 무려 21시즌 동안 뛰며 롱런의 대명사로 이름을 굳힌 '추장' 로버트 패리시, 7시즌 동안 두번의 파이널 우승에 일조한 'DJ' 데니스 존슨, 보스턴에서 뛴 기간은 길지않지만 22년 만에 우승을 만들어준 승부사 케빈 가넷, 현대의 다양한 테크닉이 많지 않았던 1950~60년대, 화려하고 날카로운 패스, 드리블 등을 구사했던 시대를 앞서간 포인트가드 밥 쿠지, 셀틱스에서 12시즌을 뛰는 동안 10번의 우승을 차지한 뱅크슛의 달인 샘 존스, 21세기 보스턴을 대표하는 '미스터 셀틱스' 폴 피어스 등 셀틱스 프라이드는 멈추지 않았다.

 


현재의 셀틱스를 대표하는 선수로는 단연 제이슨 테이텀(24‧203cm)이 첫손에 꼽힐 것이다. 제일런 브라운(26‧198cm)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스윙맨 콤비를 이뤄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젊은 나이와 꾸준한 성장 속도를 감안 했을 때 셀틱스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주역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이텀하면 생각나는 플레이는 좋은 슛 터치와 간결함 그리고 공간 활용 능력 등이다. 그는 좋은 사이즈에 준수한 운동능력과 기동성 등을 갖췄지만 상위클래스 선수 기준으로 핸들링이 특출나지는 못하다. 그래서인지 상당수 에이스급 선수들이 그렇듯 화려한 혹은 안정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림어택이 가능하거나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한 압박을 뚫고 코트를 넓게 보면서 질좋은 패스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부분에도 약하다. 이러한 부분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테이텀은 고집스럽게 못하는 부분에서 우당탕탕하기 보다는 강점이 있는 플레이 위주로 성장해나갔고 결과 역시 좋은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테이텀의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간결함을 추구한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않고 공간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바로 공격에 들어가던가 아님 동료에게 패스를 주고 다시 기회를 노린다. 빼어난 슈팅력을 갖추고 있어 슛 공간이 나오면 3점, 미들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슛을 던진다.


기본적으로 사이즈와 힘에서 밀리지 않는지라 수비가 가까이 있어도 타이밍이 맞으면 망설이지않는다. 스탭백, 턴어라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치업 상대의 수비를 깨트린다. 림어택 부분에서 지적을 자주 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포스트업 스킬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골밑 공략에도 능숙함을 보이고 있다.


짐승같은 움직임으로 수비를 찢어버리거나 다양한 페이크 동작을 통해 매치업 상대를 농락하는 등의 모습은 아직은 자주 보기 어렵다. 어쩌면 계속해서 맞지않는 옷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구력이 쌓여갈수록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발전하고 있다. 빈틈이 보인다싶으면 반박자 빠르게 치고들어가 슛을 올려놓고 아니면 몸을 부딪혀가며 직접적으로 수비벽을 깨트려버린다.


포스트업을 치다가 돌아서서 던지는 슛이나 순간적인 스핀무브 등은 갈수록 사용빈도는 물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수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상당수 팬들 사이에서 투박한 코비, 미래의 케빈 듀란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상위권 기준 장단점이 뚜렷한 축에 속하는 테이텀이지만 아직 한창인 나이 등을 감안했을 때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는 셀틱스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될것이다는 의견이 많다.


아직 완전체가 되지않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테이텀은 공수겸장으로서 꾸준하게 리그 상위권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시즌 22경기에서 평균 30.8득점(전체 4위), 4.4어시스트, 8리바운드, 1.1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감안했을 때 올시즌 가능성있는 득점왕 후보중 한명이다. 보스턴이 리그 전체 승률 1위(0.783)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규리그 MVP 가능성도 충분하다.


2000년대 들어 한번의 우승이 있기는 하지만 셀틱스 팬들은 여전히 우승이 고프다. 역대 최다 파이널 우승 기록을 단독으로 가지고 있다가 라이벌 레이커스에게 따라잡힌 부분 또한 뼈아프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젊은 에이스 테이텀이 과거 러셀, 버드 등 팀내 레전드 선배들의 행보를 밟아나갈 수 있다면 보스턴의 또다른 황금기 또한 충분히 기대해볼만 할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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