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女 73% "떡볶이 말고 마라탕"···中 "김치도 훔치더니"

김주리 기자 2022. 12. 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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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데이터 조사···여학생 마라탕 지출 압도적
주요 식품 브랜드들도 일제히 마라탕 관련 제품 출시
중국서도 '마라탕 인기' 집중조명···"마라탕은 우리 음식"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3~4년 전부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음식 마라탕이 MZ세대 여성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KB국민카드에서 '학생증 체크카드'를 발급한 회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4년간(2019~2022년) 중·고·대학생들의 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 발표한 바에 따르면 MZ세대들은 체크카드를 주로 음식점과 편의점·전자상거래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학생의 지출소비내역은 △음식점(오프라인 음식점·배달) 29% △전자상거래 21% △기타18% △대중교통·택시 9% 순이었으며 중·고등학생 역시 △음식점 30% △전자상거래 24% △기타 10% 등의 순으로 대학생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음식점 취향이었다. 특히 여학생의 음식점 지출은 커피전문점을 제외하고 '마라탕 전문점'이 1위를 차지했다. △떡볶이 전문점 △제과점 △햄버거 전문점 등이 뒤를 이었으며 남학생은 △햄버거전문점 △커피전문점 △한식·백반집 △치킨전문점 △중국음식점 순의 비중을 보였다.

네이버 기준 검색량 키워드 조회 결과에서도 마라탕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 마라탕의 월간 검색량 조회수는 총 40만건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 검색 비율은 10대가 27.7%로 가장 높게 나왔고, 다음은 20대 27.6%로 나왔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 또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마라탕의 키워드를 검색한 여성은 무려 73.0%, 남성은 26.9%로 조사됐다. 10대 대표 간식이라 불리는 떡볶이의 월간 검색량은 월 24만 8천건이었다.

마라탕은 중국 쓰촨을 기반으로 해 둥베이 지방을 거쳐 만들어진 중국 요리이다. 한자로 마(痲)는 저리다 혹은 마비되다, 라(辣)는 맵다, 탕(?)은 뜨겁다는 뜻으로, 초피·팔각·정향·회향 따위를 넣고 가열해 향을 낸 기름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야채·고기·버섯·두부·완자 등을 원하는 대로 넣어 끓이는 탕요리다.

2010년대 중국인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최근 3-4년부터 마라탕 열풍이 지속되며 약 32개의 마라탕 브랜드가 국내에 생겨났다. 그 중 일부는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칠 정도로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요 식품 브랜드들 또한 마라라면, 마라치킨, 마라떡볶이, 마라부대찌개 등 마라 맛을 강조한 가공식품이 출시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마라탕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이색적인 '매운 맛'이다. 떡볶이나 짬뽕 등의 단조로운 매운 맛과는 달리 특유의 강한 향신료 냄새가 얼큰하고 얼얼한 매운 맛과 어우러져 숙취와 해장,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 뇌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을 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 같은 마약성 진통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로 인해 잠시나마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일반적으로 체감 경기가 좋지 않으면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소비자의 경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마라 특유의 독특한 매운 맛을 경험하고 싶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라 열풍이 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마라탕은 소비자가 원하는 재료를 취향껏 커스터마이징해서 먹을 수 있는 특징도 있다. 먹고 싶은 채소와 고기, 어묵, 해산물 등 재료를 취향대로 담아 카운터에 내면 무게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 뒤 주방에서 조리를 한 다음 내어주며 금액 또한 만원 안팎이다. 이런 특징은 MZ세대가 자신의 입맛과 취향, 그리고 개성을 반영하는 과정을 즐기고 소비한다는 점에서 MZ세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CCTV 방송 화면 캡처

중국에서도 한국의 마라탕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중앙방송 CCTV는 지난 7월 한국에서 시민들이 '이열치열'을 위한 메뉴로 마라탕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기사는 중국의 대표적인 SNS '웨이보'에 올랐고 당시 웨이보의 실시간 검색어 2위에는 '마라탕에 빠진 한국'이라는 키워드가 올라오기까지 했다.

다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이 마라탕을 자기네 것으로 우길까 겁난다”, “우리 음식 마라탕이 한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 너무 불행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국인들이 마라탕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김치에 이어 마라탕까지 훔쳐가려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해 당시 논란이 일었다.

선풍적인 인기에 마라탕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이 급증하면서 위생관리도 요구된다. 지난해 마라탕 안에서 정체 모를 벌레 여러 마리를 발견했다는 후기를 비롯해 치즈 모양의 씹던 껌이 나왔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다. 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타일 접착제 통에 마라탕의 주재료인 넓적 당면이 담겨 있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김주리 기자 rainb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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