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슈]루나(LOONA), 빛을 잃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2. 12. 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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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녀. 사진|스타투데이DB
달의 여신이 빛을 잃었다.

그룹 이달의 소녀(LOONA)가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팀의 주축 멤버로 활동 중인 츄(본명 김지우)와의 갈등이 표면화된 지 약 8개월 만에 그를 퇴출시킨 가운데 무수한 뒷말 속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의 소녀는 지난달 25일 멤버 츄의 팀에서 제명하고 퇴출시키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는 츄에 대해 “스태프들을 향한 츄의 폭언 등 갑질 관련 제보가 있었고, 조사한 바 사실이 소명됐다”며 팀에서 제명하고 퇴출시킨다고 기습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소속사 발표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츄와 함께 일한 웹예능 ‘지켜츄’ 작가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갑질이라니 진짜 웃긴다. 지우(츄)는 자기도 힘든데 딴 스태프가 돈 못 받을까 봐 걱정해주던 앤데”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반박했다. 이달의 소녀 멤버인 현진 역시 발표 당일 팬들과 소통 중 “머리가 아프다. 마음도 아프고 화나. 정말 화나”라며 “누구보다 지금 가슴 아픈 건 츄 언니일 거야. 츄 언니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소속사에 부정적인 여론이 계속되자 소속사는 재차 입장을 내놓으며 “지난 11월 25일 오후 5시경 게시한 팬공지문은 회사가 팬들과 이달의소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팀과 멤버의 거취와 퇴출사유를 설명하는 공지문이었지 폭로가 아니”라며 “사실 관계와 관련한 부분은 억울한 일이 있거나 바로 잡고 싶은 것이 있는 분이 밝혀야할 문제일 것”이라고 츄를 지목했다.

자신을 둘러싼 갑질 논란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던 츄였지만 소속사의 추가 입장에 심경이 변화한 것인지,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많은 분들의 걱정과 위로에 너무 감사드린다. 저도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연락받거나 아는 바가 없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며 소속사가 밝힌 퇴출 사유가 사실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달의 소녀 츄. 사진|스타투데이DB
츄, 블록베리와 일찌감치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츄와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의 민감한 관계는 일찌감치 수면 위에 떠올라 있었다. 츄가 지난해 12월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올해 초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으나 소속사는 이와 관련해 이렇다 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츄의 이적설, 왕따설이 이어졌다.

지난 5~6월 츄를 포함한 이달의 소녀 멤버 전원이 Mnet ‘퀸덤2’에 임했고, 팀은 준우승을 거머쥐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부정적 기류가 잦아드는 듯 했으나, 이후 공개된 이달의 소녀 월드투어 일정에 츄가 불참한다는 공지가 나와 놀라움을 자아냈다.

사전에 잡힌 개인 스케줄이 있다 해도 팀의 첫 공식 월드투어에도 빠진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단 반응이 나왔고, 츄의 이적설엔 계속 힘이 실렸다. 소속사 역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보단 묵묵부답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팬심은 설왕설래했다.

또 츄가 지난 4월 자신을 대표이사로 한 개인 회사(주식회사 츄)를 설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도 츄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며 미묘한 기류는 계속되고 있다. 츄가 모델로 활동 중인 한 마스크 브랜드는 공식 채널에 “촬영 현장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줬다. 오랜 시간 지속되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오히려 스태프들에게 화이팅을 외쳐주던 밝고 친절한 모습에 모두 사기가 올라가는 기분 좋은 기억도 남겨줬다. 갑작스럽게 친필 사인 포토카드를 부탁했는데 흔쾌히 직접 적어 전달해줘 모두가 감동했던 소소한 일화까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촬영장에서 있었던 비하인드를 전하며 츄를 공개응원했다.

이달의 소녀. 사진|스타투데이DB
이달의 소녀도 전속계약 가처분 신청? 소속사는 아니라지만…

츄 쇼크가 사그라들기도 전에 이번엔 이달의 소녀 멤버 일부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는 보도가 나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가요계에 따르면 이달의 소녀는 츄 외에도 다수의 멤버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 법적 분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으나 멤버들의 단체 행동 보도가 이어지면서 팀 내부적으로 좋지 않은 기류가 형성되어 있음이 기정사실화 됐다. 한 매체는 이달의 소녀 멤버 11명 중 2명을 제외한 9명이 단체 행동에 함께 나섰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이달의 소녀는 2016년 ‘우리는 매달 새로운 소녀를 만난다’라는 독창적인 슬로건과 함께 솔로, 유닛 앨범을 발매하는 프리 데뷔 과정을 거쳐 완전체 데뷔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2018년 8월 정식으로 데뷔했다. 데뷔 초부터 탄탄하게 쌓아올린 실력과 매력을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성공, 세번째 미니앨범 ‘12:00’(미드나잇)은 중소기획사 걸그룹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112위로 진입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앤드)는 ‘빌보드 월드 앨범, 빌보드 톱 앨범 판매량, 빌보드 히트시커, 빌보드 월드 디지텅송 세일즈 등 6개 차트에 진입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Mnet ‘퀸덤2’를 통해 보여준 서사와 성장이 더해지며 해외는 물론 국내 팬덤까지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찬란했던 빛은 거기까지였다. ‘인간비타민’ 츄를 비롯해 이달의 소녀 열두 멤버가 보여준 밝은 미소만큼이나 그 뒤의 그림자도 짙었다. 어둠에 가려진, 달의 시간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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