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프로는 군수를 말한다, 러시아는 경시"… 베테랑의 조언

박응진 기자 2022. 12.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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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는 전략을 얘기하고, 프로는 군수(軍需)를 얘기한다."

또 그는 △개혁에 충분하지 못한 국방비와 그 우선순위 설정 문제 △탈(脫)냉전 이후 연구인력·기술 등 방위산업 기반 와해 △러시아군 100만명 중 25%에 이르는 징집병(1년 복무)들의 전문성 부족 △소규모 군수부대와 경험 부족·비(非)현대화 △비전투원을 천시하고 군수를 소홀히 하는 문화 등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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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 전 육군참모차장 "군수부대 민영화 신중히 접근해야"
박주경 전 육군 참모차장이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열린 '2022 국방 군수발전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KIDA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아마추어는 전략을 얘기하고, 프로는 군수(軍需)를 얘기한다."

이는 미국 초대 합참의장을 지낸 오마 브래들리 장군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한 말이다. 그러나 이는 그로부터 80여년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가장 많이 회자되는 전쟁 격언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세계 2위' 군사대국임에도 평소 군수지원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개월이 다 되도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주경 전 육군 참모차장은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열린 '2022 국방 군수발전 세미나'에 참석, '우크라이나 전쟁의 군수지원 시사점 및 군수발전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현역 시절 육군군수사령관도 지낸 군수 분야 '베테랑'이다.

박 전 차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러시아가 군수 분야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비리 때문에 군 현대화를 위해 배정된 자금의 40%가 집행되지 못했고, 그 결과는 우크라전에서 값싼 중국산 타이어 때문에 전투용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유통기한이 20년이나 지난 전투식량 등이 보급되고 있는 나타났다는 게 박 전 차장의 지적이다.

또 그는 △개혁에 충분하지 못한 국방비와 그 우선순위 설정 문제 △탈(脫)냉전 이후 연구인력·기술 등 방위산업 기반 와해 △러시아군 100만명 중 25%에 이르는 징집병(1년 복무)들의 전문성 부족 △소규모 군수부대와 경험 부족·비(非)현대화 △비전투원을 천시하고 군수를 소홀히 하는 문화 등을 꼬집었다.

박 전 차장은 "가장 큰 문제점은 러시아군은 전쟁이 조기 종결할 것으로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 48시간 이내에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광활한 전장에서 공격 축선을 넓게 분산시킨 점도 원활한 군수지원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게 박 전 차장의 분석이다.

박주경 전 육군 참모차장이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열린 '2022 국방 군수발전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KIDA 제공)

박 전 차장에 따르면 우리 군은 러시아군처럼 '부패'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와 유사한 방식의 국방개혁을 추진하면서 '장비 운용을 위한 완전성'보다 대형 장비 획득이나 그 수량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또 그는 우리 군 내부에도 전투부대보다 군수부대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차장은 △현존 전력 내실화 △현재 30~50% 수준인 육군 군수부대의 평시 편성률 제고 및 동원체제 정비 △군수부대 통신장비 보강 △전문성 있는 군수인력 획득·양성 △비축장비 관리 강화 △전투부대 후속 군수지원을 보장하는 조치들의 실효성 검증 등을 주문했다.

박 전 차장은 또 "국방혁신에서 군수부대 민영화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민간군사기업(PMC)은 우군 지배지역 또는 우군 우호세력이 다수인 지역에서 안전할 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치열한 전투현장에 목숨을 걸고 들어갈 민간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경우 정밀유도탄약이 부족해 재래식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목표물 타격도 어렵지만 수송 물량도 증가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면서 정밀유도탄약 개발과 그 수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박 전 차장은 적의 타격에 대비해 육해공군 군수사령부의 정비·보급창 등 대형 군수기지, 방산시설 등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피해예방·복구 대책 수립, 군수부대 소속 군무원에 대한 총기 지급을 통한 군수 호송시 경계력 보강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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