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두' 말고 명예한국인 또 있다… '잊지마세요' 가나 야신 아티지기 선방쇼[월드컵 핫스타]

허행운 기자 2022. 12. 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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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한국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이 작성됐기 때문. 그것도 나라 전체를 들끓게 한 극장골과 함께 만들어지면서 축구 열기가 하늘을 찌르게 됐다.

덩달아 한국의 16강 진출에 도움을 준 숨은 공신들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그 주인공은 한국의 직접적인 상대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연신 도움을 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와 한국의 경쟁국 우루과이의 꿈을 산산조각낸 '가나 야신' 로렌스 아티지기(26·FC장크트갈렌)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가나의 로렌스 아티지기. ⓒAFPBBNews = News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2-1 역전승을 일궜다. 이 승리로 모든 경우의 수를 뚫고 조 2위에 오른 한국은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난다.

극적인 진출이다. 포르투갈전 승리라는 선결과제에 이어 가나가 우루과이를 잡아주거나 혹은 적은 점수차로 지거나 하는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조건까지 붙어있던 경우의 수였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 과정에 도움을 준 이들을 향해 한국 팬들은 '명예 한국인' 칭호를 붙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첫 주자는 '노쇼 파문'의 주인공 호날두다. 그는 지난 2019년 7월 유벤투스 방한 당시 팀K리그와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한국 팬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슈퍼스타였는 개인 득점을 올리려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정작 한국 팀이나 다름없는 포르투갈의 '엑스맨' 역할을 철저히 했다. 김영권의 첫 골에 어시스트나 다름없는 '등 패스'를 건네줬고, 한국의 절체절명 세컨볼 실점 위기에서는 헤더로 클리어링까지 보여주는 미덕을 발휘했다.

경기가 끝나고 난 후, 한국 팬들은 호날두를 향해 "노쇼 파문 보은을 하러 왔구나", "호날두는 명예 한국인", "크리스티아누 한반두" 등의 농담을 건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 태극전사 유니폼을 합성한 사진과 주민등록증에 호날두 사진을 넣은 소위 '짤'들이 커뮤니티를 휩쓸고 있다.

세컨볼 기회를 날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 ⓒAFPBBNews = News1

그런데 호날두에 가린다고 잊어서는 안 되는 또 한 명의 '명예한국인'이 있다. 바로 가나의 골키퍼 아티지기다. 스위스 슈퍼리그의 장크트갈렌 소속의 아티지기는 사실 이번 가나 대표팀의 1,2옵션 골키퍼가 아니었다. 조 월러콧(찰튼 애슬레틱)과 리처드 오포리(올랜도 파이리츠)가 모두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3옵션이었던 그가 가나의 골문을 지키게 된 것.

그리고 그는 이날 우루과이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26분과 32분에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에게 멀티골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2실점 이후 집중력이 극도로 높아졌다. 특히 3점차 승리가 필요했던 우루과이의 맹공이 시작된 후반전에 그의 활약이 눈부셨다.

가나 골키퍼 로렌스 아티 지기. ⓒAFPBBNews = News1

후반 25분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대포알 중거리슛을 쳐낼 때부터 시작이었다. 후반 44분에는 에딘손 카바니의 헤더로 인해 슈팅 궤적이 코앞에서 꺾인 것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쳐냈다. 한국 팬들이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던 순간 나온 천금같은 슈퍼세이브였다.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막시밀리아노 고메즈의 중거리슛을 또 한 번 손끝으로 쳐내며 실점을 막은 아티지기는 이어진 추가시간 8분이 모두 종료된 시점 우루과이의 델 라 크루즈의 마지막 중거리 프리킥까지 문제없이 가슴에 품는 안정감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야신'이 강림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는 세이브 열전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우루과이의 득점이 하나 더 늘어났을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3옵션' 골키퍼의 미친 선방과 함께 한국의 16강 최종 마침표가 완성됐다.

당연히 한국 16강 진출의 가장 큰 공신은 난적 포르투갈을 상대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26명의 태극전사와 코칭스태프들이다. 하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한국을 도와준 이들의 존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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