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복귀로 얻은것, 이제 손흥민의 역습은 외롭지않다[월드컵 초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황희찬(26)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기적적으로 복귀해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넣었다. 손흥민(30)과의 역습 한 방이었다. 이제 한국은 손흥민과 같이 뛰어줄 역습 파트너를 얻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승점 4점(1승 1무 1패, 골득실 0)을 기록했다. 가나를 2-0으로 이긴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은 같았다. 그러나 다득점에서 한국이 4골로 2골의 우루과이를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벤투호에게 승리를 안긴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포르투갈의 코너킥 후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빠른 속도로 페널티박스 앞까지 도달하며 역습을 펼쳤다.

이 때, 포르투갈의 수비진들은 손흥민의 앞을 가로막았다. 옆과 뒤에 포진한 선수들까지 합하면 총 8명이 손흥민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런데 '황소' 황희찬이 구원군처럼 나타났다. 황희찬은 페널티박스 중앙을 파고들었고 손흥민은 수비수들 사이로 황희찬에게 스루패스를 건넸다. 황희찬은 간결한 오른발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에게 16강 진출을 안긴 득점이었다.

이 장면은 벤투호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우루과이와 가나전까지 손흥민은 외로웠다. 빠른 속도로 역습을 펼칠 때,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한국 선수들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이미 버티고 있는 상대의 벌떼 수비진이 손흥민 앞을 가로막았다. 벤투호의 역습이 효과적이지 못했던 이유다.

이는 MBC 안정환 해설위원도 꾸준히 지적했다. 가나전 손흥민의 역습 상황에서 같이 쇄도하는 선수가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안정환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워낙 빠르니까 템포를 우리 선수들이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정환 해설위원의 아쉬움은 포르투갈전 전반에도 이어졌다. 전반 15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빠른 스피드로 돌파했지만 페널티박스 중앙에 사람이 없어 크로스를 주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그러자 안정환 해설위원은 "페널티박스 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없으니까 손흥민 선수가 접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후반전 황희찬이 교체투입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황희찬은 '월드클래스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주력을 보유한 선수다. 손흥민은 수차례 황희찬과 발을 맞추며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더 이상 홀로 상대 수비와 맞서지 않았다. 벤투호의 역습 파괴력은 크게 상승했다.

결국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역습 상황에서도 같이 달렸다. 조금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빠른 스피드로 손흥민을 재빠르게 추격했다. 이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정환 해설위원도 "황희찬 들어가는거 보세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황소' 황희찬이 돌아왔다. 이제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벤투호는 브라질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황희찬 듀오의 빠른 역습을 무기로 갖추게 됐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