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대통령, 한 총리 직접 만나 2번이나 “16강 진출 축하”
3일(한국시간)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와 아프리카 2개국을 순방중인 한 총리는 현재 마지막 순방국인 가나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 희박한 16강 진출 가능성 속에 포르투갈과 혈전을 벌이던 이날 같은 조 가나는 우루과이와 겨뤘다.
한 총리와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사진)의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3시 30분(현지시간 2일 오후 6시 30분), 한국의 극적인 16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에 진행됐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한 총리와 면담장에 들어오자마자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악수를 했다고 한다.
한 총리도 “감사하다”고 말하며 “지난번 한국-가나전도 한국이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고 화답했다.
한 총리는 또 “가나도 멋졌다. 서로 최선을 다한 훌륭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약 30분간 이어진 회담 도중 한 차례 더 “16강 진출을 축하한다”고 언급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많은 가나 국민들이 한국-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을 응원했다고 한다. 가나 국민 대다수가 우루과이와의 악연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전 당시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는 1-1로 맞선 연장전에서 가나 선수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더를 마치 골키퍼처럼 쳐냈다. 이 골이 들어갔다면 가나의 4강 진출이 유력했으나 수아레스는 이 볼을 손으로 막아낸 것이다.
수아레스가 퇴장당한 가운데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결국 우루과이는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12년 전 이 장면 때문에 가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같은 조에 편성된 뒤 복수를 다짐했다.
더욱이 수아레스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을 앞두고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가나 선수들의 복수심에 불을 지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는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다”면서 “이번에는 수아레스의 ‘손’이 가나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하기까지 했다. 이른바 ‘시간 끌기’ 작전이었다.
결국 가나가 우루과이에 0-2로 패배한 덕분에,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우의 수’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에 974 스타디움에서 피파랭킹 1위인 브라질과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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