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told] '진인사대천명' 한국, 16강 도운 '두 번의 기적'

[포포투=백현기]

"우리에겐 두 번의 기적이 필요해" - 영화 '탑건 매버릭' 중

한국의 저력과 함께 타구장에서 나온 '두 번의 기적'도 한국의 16강행을 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2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4점이 되며 우루과이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 앞서 16강 티켓을 극적으로 따냈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여기에 동시간대 펼쳐지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승리를 해야만 했다. 포르투갈에 승리하고 우루과이도 가나를 잡아줘야 하는, 약 9% 남짓의 가능성이었다.

비장하게 출발한 한국이었지만, 포르투갈에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5분 우측면을 허문 디오고 달로트가 패스를 연결했고 리카르도 호르타가 논스톱으로 마무리했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에서는 가나가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전반 21분 가나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만일 가나가 앞서간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포르투갈을 이긴다 하더라도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안드레 아예우의 슈팅은 오른쪽으로 향했고 우루과이의 세르히오 로체트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그리고 우루과이는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의 멀티골로 2-0으로 가나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한국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이제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기기만 하면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그 시각, 한국은 기적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었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날카롭게 올려 준 것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을 맞고 흘렀고, 이것을 김영권이 마무리했다. 이후 팽팽한 접전 끝에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에 또 하나의 기적이 한국을 도왔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한 점차로 이긴다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우루과이가 3점 이상으로 가나를 이기면 우루과이가 2위로 올라서는 상황이었다.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4분 가나의 다니엘 아마티와우루과이의 다르윈 누녜스와의 경합 과정에서 누녜스가 페널티 박스에서 넘어졌다. 주심은 VAR 판독을 진행했다. 하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우루과이가 '적당히' 이겨야만 했던 한국의 바람은 거짓말처럼 현실로 이뤄지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결국 그 기적과 함께 '실력'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엄청난 수비 집중력으로 포르투갈과 1-1 접전을 이어갔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역습에 나섰고 빠르게 전진하며 상대 수비를 끌어냈다. 이어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결승골을 터뜨렸고, 한국이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승점 3점을 확보한 가운데, 동시간대 우루과이와 가나전은 아직 경기가 2-0 우루과이의 리드로 진행 중이었다. 한국 선수단과 관중들 모두 이대로 경기가 끝나기만을 바랐다. 결국 우루과이는 한 점을 더 만들지 못했고, 2-0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한국과 승점 4점, 득실차 0으로 같았지만, 다득점 원칙에 의해 3위로 밀리며 탈락했다.

가나의 페널티킥 실축, 우루과이의 '노 페널티'라는 두 번의 기적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빛났던 것은 '진인사대천명(해야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했던 한국의 선수단이었다.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