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대국 프랑스, 멀고 먼 ‘고준위 방폐장’ 건립 사업

유원중 2022. 12. 3. 22: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럽연합은 올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면서,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시설을 반드시 마련하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원전 강국 프랑스도 이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원자력을 확대하기로 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 뷔르.

1999년, 인구가 80여 명에 불과한 이 마을에 방사성의 세기가 강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연구시설이 지어졌습니다.

지하 500미터의 점토층에 커다란 처리장을 만들어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가두겠다는 겁니다.

2016년, 핵폐기물을 담당하는 공기업 안드라는 이곳에 실제 방폐장 건립을 추진합니다.

[스티브나르/정치인/방폐장 사업 보증인 : "방폐장 사업과 관련된 모든 시민에게 모든 정보와 앞으로 취해질 결정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유럽 각지의 환경운동가들이 뷔르로 모여들었고 2년 넘게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였습니다.

작은 농촌 마을이 세계적인 원전 반대의 중심지로 변해버린 겁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이 지역에 고준위 핵폐기물들을 실어나를 수 있는 기차역 건립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환경단체는 방폐장에서 핵폐기물이 다시 연소를 시작하거나 지진 등으로 시설에 균열이 생길 경우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원전 대국 프랑스.

1987년부터 방폐장 건립을 추진해 이미 36년이 지났지만 아직 고준위 방폐장을 1곳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승인을 미루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라퐁쉬/전 에너지관리청 사무총장 : "핵폐기물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회수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 그린피스는 원자력이 친환경인 이유를 EU 당국이 제시하라고 압박하며 내년 2월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뷔르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지다해/영상협조:프랑스 안드라

유원중 기자 (iou@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