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나갔네?” KS 준우승 감독 깜놀…LG 무너뜨린 사나이, 격려도 ‘쿨 포기’

2022. 12. 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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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벌써 지나갔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최근 올해 포스트시즌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최후의 패자’가 된 SSG와의 한국시리즈보다, ‘짜릿한 승자’로 기록된 LG와의 플레이오프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홍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임지열의 역전 홈런이었고, 그 다음은 김재웅의 번트 수비였다”라고 했다.

10월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잠실에서 1승1패를 하고 고척으로 넘어온 상황. 이 경기의 실질적 주인공이 임지열이었다. 임지열은 3-4로 뒤진 7회말 2사 1루서 LG 이정용의 초구 145km 바깥쪽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비거리 130m 역전 결승 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용규의 대타로 등장해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 히어로가 됐다. 이미 KT와의 준플레이오프서도 홈런 한 방을 터트렸고, 일발장타력이 있는 걸 감안한 결정이 대박으로 돌아왔다. 임지열을 SSG와의 한국시리즈서도 홈런 한 방을 치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서 홈런 세 방을 가동했다.

홍원기 감독도 이 장면을 두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돌아봤다. 2사 후 김준완이 내야안타로 출루했으니, 어떻게든 출루만 하면 후속 천재타자 이정후가 해결하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그러나 임지열은 스윙 하나로 ‘시리즈 체인저’에 등극했다. 그 한 방으로 키움이 승기를 잡았고, 실제로 시리즈 전체 흐름을 가져오며 LG를 격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홍 감독은 임지열을 제대로 격려(?)해주지 못했다. 느린 그림을 다시 보면, 홈런을 친 임지열은 홈플레이트를 밟고 타석에서 기다린 이정후와 가장 먼저 기뻐했고, 덕아웃 앞에서 야시엘 푸이그에게 폴짝 뛰어 와락 안겼다. 이후 강병식 타격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홍 감독과도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때 홍 감독은 뭔가 액션을 더 취해 격려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임지열은 홈런 세리머니 치고 상당히 빠른 걸음으로 덕아웃을 가로질렀다. 모든 동료와 기뻐한 뒤 홀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홍 감독은 웃으며 “어, 벌써 지나갔네 싶었다. 격려해주려고 했는데 벌써 지나가고 없더라”고 했다. 흔히 포스트시즌은 미친 선수가 있어야 이기는데, 임지열이 제대로 미친 날이었다. 뒤이어 이정후마저 백투백홈런을 터트려 LG의 혼을 빼놨다.

임지열은 사실 정규시즌서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일발장타력은 있는데 기회가 적다 보니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도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실정. 올해 40경기서 타율 0.275 1홈런 15타점 16득점. 정규시즌 1홈런타자가 포스트시즌서만 3홈런을 때리며 ‘가을 사나이’가 됐다.

임지열로선 퓨처스 FA 이형종 영입이 그렇게 반가운 일은 아니다. 내년에는 임병욱도 본격적으로 외야 경쟁에 가세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포스트시즌만 해도 누구도 임지열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내년이면 28세 시즌. 군 복무도 마쳤으니 뭔가 보여줘야 할 시기다. 단기 임팩트도 좋지만, 1년 내내 꾸준히 제 몫을 하는 선수가 진짜 사랑 받는 법이다.

[임지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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