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는 쌓이고 원재료는 비싸고”…30대 기업도 ‘이중고’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경기침체로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올해 3분기까지 주요 대기업의 재고자산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물건을 만드는 비용은 높아지고 있어서,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유통업체의 TV 가전 매장입니다.
지난달까지 이 업체의 T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가량 줄었습니다.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넘게 줄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입니다.
이로 인해 제품 판매가 줄면서 기업들의 창고엔 빠른 속도로 재고가 쌓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30대 주요 상장사의 재고자산은 180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50% 넘게 늘었습니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 재고자산이 사상 처음 50조 원을 넘은 뒤 불과 석 달 만에 10%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증가속도가 빨랐습니다.
삼성은 일단 인위적인 감산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전이나 휴대전화의 경우 생산 설비의 가동률을 낮춰 재고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드는 반면 원자잿값과 이자 비용 등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이미 내년 투자계획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비상 경영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이사 : "경기가 안 좋다는 게 원자재 가격도 그렇게 올라가면 안 되는 것이거든요. '이중고'라고 할 수가 있는 거죠. 임금을 많이 못 올려준다든가 기업이 구조조정을 해야 되는 심각한 경우…."]
남은 연말은 물론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
주요 가전 기업들은 연말 특수를 맞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등 재고 소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 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고석훈
정새배 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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