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져라' 인종차별 전력 발베르데, 인성 못 갖춘 '월클'의 쌤통 귀가[월드컵 핫이슈]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한국 땅 한복판에서 '인종차별' 세리머니를 펼쳤던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에게 시원한 복수를 안긴 태극전사들이다. 뜨거운 땀을 흘린 선수들이 맞이하는 탈락의 순간은 국적 불문, 언제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조금 달랐다.

지난 2017년 한국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득점 이후 인종차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우루과이의 페데리코 발베르데. ⓒAFPBBNews = News1

우루과이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첫 승을 따낸 우루과이였지만 결코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경기 전 나란히 1무 1패(승점 1점)였지만 골득실에서 갈려 3위와 4위를 나눠가졌던 한국과 우루과이, 두 나라의 명운이 이날 동시에 치러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갈렸기 때문이다.

한국이 동시간에 치러진 포르투갈전을 2-1로 역전하는 기적을 일궈내면서 두 팀은 1승 1무 1패, 승점 4점, 골득실 0까지 모두 똑같은 기록을 찍었다. 하지만 그다음 순위를 가르는 지표인 다득점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한국이 4골을 올리는 동안 우루과이는 2골에 그쳤기 때문에 2위는 한국의 차지가 됐다.

극적으로 16강 막차에 오른 한국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지만 반대 입장인 우루과이는 이보다 더한 지옥이 없었다. 한 골만 더 넣었다면 골득실에서 앞서 우루과이가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의 기적 같은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이 만들어낸 나비효과였다. 덩달아 한국은 우루과이의 한 청년에게 시원한 복수의 한방도 꽂아넣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발베르데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20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우루과이의 페데리고 발베르데. ⓒAFPBBNews = News1

발베르데는 지난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된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무대에 우루과이 대표로 참석했다. 그가 한창 세계를 호령할 '신성'으로 이름값을 높이고 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그는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오점을 크게 찍으며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때는 2017년 6월 4일, 당시 우루과이는 포르투갈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회 8강전을 치렀다. 후반 5분에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발베르데는 이를 성공시키고 양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세리머니는 서구권에서 동양권,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행위로 악명이 높다. 언제, 어느곳에서도 해서는 안되는 인종차별 행위를 심지어 한국땅 한복판에서 펼치면서 충격을 안긴 발베르데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황급히 "자신의 친구를 위한 세리머니"였다고 변명했지만 진심이 아니었다. 그는 이어진 대회 3·4위전에서 한국팬들이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자 더 크게 소리질러보라는 듯 두 손으로 귀를 감싸는 제스처로 팬들을 도발하기까지 했다.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그의 행동이었다.

그랬던 발베르데가 5년의 시간이 지나 태극전사들의 시원한 역전승 앞에 통쾌한 한방을 얻어맞았다. 우루과이가 20년 만에 맞이한 토너먼트 조별리그 탈락이지만 측은한 마음보다 쌤통이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던 한국 팬들이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