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우주 협력 깨진 中… 독자 개발로 ‘우주 굴기’ 과시 [세계는 지금]

이귀전 입력 2022. 12. 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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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첫 우주정거장 ‘톈궁’ 가동 임박
기술 유출·안보 위협 우려한 美 의회
10년 전 ‘中 우주 참여 금지법’ 통과
선저우 15호, 핵심 모듈 톈허와 도킹
톈허 좌우 실험실 모듈인 원톈·멍톈서
원숭이 번식·우주방사선 영향 등 실험
14國 운영 ISS서 2024년 러 철수 땐
세계 유일 정거장… 국제 위상 커질 듯
중국 최초이자 인류 세 번째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가동이 임박하면서 2045년까지 미국·러시아를 제치고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겠다는 중국의 우주굴기(崛起)가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우주인 3명을 태우고 지난달 29일 오후 11시8분(한국시간 30일 0시8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선저우(神舟) 15호가 30일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와 성공적으로 도킹하면서 우주정거장 건설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선저우 15호 모습. EPA연합뉴스
◆인류 세 번째 우주정거장 활동 돌입

우주실험실 역할을 하는 톈궁 우주정거장은 우주개발에 대한 중국의 능력과 의지의 집약체다. 유인우주선 선저우 15호 발사는 핵심모듈 톈허 발사(지난해 4월)→실험실 모듈 원톈(問天) 발사(올해 7월)→실험실 모듈 멍톈(夢天) 발사(10월31일)→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 5호 발사(11월12일)에 이어 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의 최종 단계이자 우주정거장 운용의 첫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톈궁은 중국 신화와 전설에서 천황이 살았던 궁전을 의미한다. 톈궁 우주정거장은 핵심 모듈인 톈허 좌우에 실험실 모듈인 원톈과 멍톈이 결합한 T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늘의 조화를 뜻하는 톈허는 전력 공급, 생명 유지 시스템 등 다른 모듈과 시설들을 운용하는 우주정거장의 중추로 승무원 거주 공간도 이곳에 있다.

하늘을 탐색한다는 뜻의 원톈은 승무원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과학 실험실을 갖췄다. 수면실과 화장실, 주방 등 생활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객실로도 쓸 수 있다. 우주유영 등 우주인이 우주선 밖에서 우주 활동을 수행하는 출입구도 있다.

멍톈은 하늘을 꿈꾼다는 의미다. 이곳에는 유체물리학과 재료과학, 미세중력과 기초물리학, 항공우주 기술 등 우주과학 및 응용 분야 실험실과 장비가 있다. 톈허 머리와 꼬리 부분에 유인우주선과 화물우주선이 주기적으로 왕래하면서 인원 교체와 물자 공급을 한다.
◆미국이 협력단절로 독자 건설 박차

이제 우주공간에서 인간이 체류할 수 있는 시설은 1998년 발사돼 미국·러시아·일본 등 14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포함해 두 곳이 됐다. 톈궁 우주정거장 길이 37, 무게 100t으로 ISS보다 크기는 3분의 1, 무게는 5분의 1 수준이다. 비행 궤도는 평균 고도 390㎞로 ISS(410∼420㎞)보다 조금 낮다. 앞서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가 1986년 2월∼2001년 3월 15년간 활동했다.

미국은 ISS 운영을 현재 임무기한으로 설정된 2030년 이후까지 연장하려 하지만 러시아는 2024년 철수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만약 ISS가 2024년 운영을 종료하면 톈궁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

중국은 그동안 우주굴기를 착착 준비해왔다. 1970년 첫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하고, 2003년 중국의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를 태운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에도 성공했다.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우주에 인간을 보내며 기술 격차를 줄여나갔다.
왼쪽부터 중국 우주인 장루, 덩칭밍, 페이쥔룽이 지난 11월 28일(현지시간)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유인우주선 선저우-15 발사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이 급물살을 탄 것은 우주기술 유출과 안보위협을 우려한 미국의 협력단절이 계기가 됐다. 미국 의회가 2011년 4월 의회 승인 없이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정부 예산이 지원된 우주 관련 기관이나 프로그램에서 중국 정부나 중국소유 회사와의 협력, 중국인 참여를 금지하는 법(울프 수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중국은 이에 2020년 독자 우주정거장 보유를 목표로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 1호를 2011년 9월 쏘아 올렸다. 2012년과 201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 10호가 잇따라 톈궁 1호와 도킹에 성공했다.

◆우주정거장 고리 영향력 확대 시도

선저우 15호를 타고 우주로 올라간 페이쥔룽(費俊龍), 덩칭밍(鄧淸明), 장루(張陸) 3명은 6개월간 궤도에 체류하며 임무를 수행한 뒤 내년 5월 귀환할 예정이다. 중국은 매년 유인우주선 2척과 화물우주선 2척을 보내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 머물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은 우주정거장에 원숭이 번식 등 각종 실험을 계획 중이다. 원숭이 번식은 우주 공간에서도 인간의 번식이 가능할지 확인해보기 위한 차원이다. 이 외에도 미세중력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우주 방사선이 식물과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 각종 과학 실험을 한다
지난 11월 30일 중국 주취안 위성발사센터가 제공한 사진에 우주정거장 톈허 모듈의 에어락 선실에서 선저우-14 승무원과 선저우-15 승무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밤 발사된 선저우 15호에 탑승한 3명의 우주인은 앞으로 6개월간 궤도에 머물며 임무를 수행한 뒤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한다. 주취안=신화뉴시스
또 내년에는 대형 우주망원경 쉰톈(巡天)을 우주정거장과 같은 궤도에 배치해 운용할 계획이다. 쉰톈은 허블 우주망원경처럼 자외선과 가시광선, 적외선 영역에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쉰톈은 직경 2m 정도로 허블망원경(2.4m)보다 작고 해상도도 떨어지지만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영역이 허블보다 300배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외국과 톈궁 우주정거장에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키로 하는 등 무엇보다 우주정거장 개방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우주정거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유엔 회원국에 개방돼 있다”며 “스위스,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 17개국의 과학실험 프로젝트를 중국 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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