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반도체 2차 대전...美에 맞서 中 독자설계 잰걸음 [MK위클리반도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SK실트론CSS의 미시간주 베이시티 신공장을 찾아가 “더 이상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 인질로 잡혀 있지 않겠다”고 선전 포고를 했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같은 외국에 의존하는 대신에 앞으로 반도체 공급망은 여기 미국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게임체인저”라고 단언했다. SK실트론CSS는 SK실트론의 미국 자회사로 차세대 전력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웨이퍼’를 생산해 북미 전기차용 소재로 주로 공급합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뿐만 아니라 친환경 전기차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현지의 한국 투자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SK실트론은 지난 2020년 2월 미국 미시간주 오번에 위치한 듀폰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에 인수해 미국 자회사인 SK실트론CSS에 이전했습니다. 이어 인근 베이시티 지역에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신공장을 짓는 중입니다. 미국 기업 인수 후 재투자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사례입니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기념해 한미 통상장관이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공장을 둘러보며 “최태원(SK) 회장이 좋은 친구가 됐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백악관으로 최태원 SK 회장을 초청했지만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격리 문제로 벽을 사이에 두고 영상으로 면담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최 회장과의 영상 회담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500억달러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며 “당시 나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3층에서 아래로 내려올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고 했다”며 “나는 3층 발코니에서 최 회장에게 손을 흔들면서 ‘우리에게 올 거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현재 SK그룹은 미국 15개주에 5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2025년까지 2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SK실트론CSS 미시간 공장 방문에서 보듯 반도체 공급망은 ‘안보자산’의 위치로 격상된 상태입니다. 반도체 공급이 끊기자 산업 전체가 멈춰 서는 현상을 세계가 눈앞에서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RISC-V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목적은 반도체 자립입니다. 그간 중국 주요 기업은 영국 반도체 지적재산권(IP) 제공업체 Arm에서 제공하는 명령어셋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제작해 왔습니다. ARM 아키텍처 이용자는 보다 쉽게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 대부분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서버용을 비롯한 칩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이고, 일본 소프트뱅크를 모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동맹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습니다. 영국도 최근 정계를 중심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동맹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곧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ARM을 제재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잠재 위협을 의미합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 중국은 RISC-V 아키텍처 명령어셋을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설계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별도의 기업을 거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이 같은 중국의 지원으로 RISC-V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RISC-V 시장 규모는 2021년 4억달러(약 5216억원) 가량 됐는데, 2024년에는 10억달러(약 1조30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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