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美와 IRA 전기차보조금 분쟁, 내년 1분기내 해결 원해"
트위터·테슬라 경영자 일론 머스크와도 면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을 국빈방문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촉발된 전기자동차 보조금 분쟁을 2023년 1분기 내에 해결하고 싶다고 2일(현지시간)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뉴올리언스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 이슈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하며, 더 강하고 빠른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의 목표는 IRA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앞서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IRA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게 골자이지만, 북미산 전기차에 한해서만 구매 시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 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겨 한국과 유럽 등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마크롱을 비롯한 EU 지도자들은 미국 IRA의 해당 조항이 북아메리카의 전기자동차 생산업체들을 부당하게 우대하는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바이든은 1일 마크롱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IRA에 대해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이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유럽 국가들이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IRA에 대해 미국이 사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의 미국 방문에 동행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바이든과 마크롱의 논의로 IRA 문제에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무역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이라는 하나의 경쟁자를 갖고 있다. 내가 보기에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유럽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유럽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 일정으로 이날 루이지애나주를 방문했다.
루이지애나주는 미국 50개 주 중 프랑스와 관계가 가장 깊은 곳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루이지애나는 1682년 프랑스 식민지로 개척됐으며 1762년 스페인에 할양됐다가 1800년 프랑스에 다시 넘겨진 후 1803년 미국에 팔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공항에서 재즈 밴드의 연주를 들으며 영접을 받은 후 뉴올리언스 시내 중심가에 있는 프랑스 구역으로 이동해 주민들과 만나고 관악 밴드의 연주를 들으며 손뼉을 쳤다.
AP통신은 루이지애나 최대 일간지 '디애드버킷'을 인용해 프랑스 대통령이 루이지애나를 방문한 것은 1960년 샤를 드골, 1976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에 이어 마크롱 대통령이 3번째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라토야 캔트렐 뉴올리언스 시장의 안내로 잭슨 광장에서 출발해 뉴올리언스 역사박물관(HNOC)으로 걸어서 이동했으며, 이 곳에서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논의했다. 또 에너지 회사 대표들과도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에드워즈 주지사에게 환대에 감동했다고 말했으며, 에드워즈 주지사는 "우리가 프랑스와 맺고 있는 특별한 관계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루이지애나와 프랑스의 특별한 관계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것"이라고 화답했다.
루이지애나주에는 석유와 가스 산업에 수만 개의 일자리가 있으며, 민주당 소속인 에드워드 주지사는 기후위기의 위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마크롱 대통령이 뉴올리언스를 방문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매우 '상징적'이라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은 프랑스를, 그리고 프랑스와 함께 유럽을, 미국 어젠다의 심장부에 놓도록 해 준다. 좋은 일이다"라고 동행한 풀 기자들에게 프랑스어로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에드워즈 주지사는 경제, 청정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프랑스와 루이지애나 사이의 끈끈한 문화적 관계를 더 확장하고 심화시키자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에는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해 트위터가 유럽의 규제를 준수토록 하는 방안을 "명확하고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트윗으로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투명한 사용자 정책, 콘텐츠 관리 강화, 표현의 자유 보호'를 위해 트위터가 유럽의 규제를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와 유럽의 탈탄소화와 재산업화라는 야망을 위해 머스크와 함께 미래의 녹색 산업 프로젝트, 특히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생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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