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완성" 5년..복잡해진 북핵 해법

최유찬 2022. 12. 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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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북한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나오면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하지만 올들어 북한의 행보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기 사용도 언급하며 위협하고 있죠?

◀ 김필국 앵커 ▶

5년 전과 같은 정세 완화의 기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걸까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조선중앙TV/2017년 11월 29일]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대성공!"

북한 최초로 성공했다는 ICBM 발사, 고도 4천400여km에 비행거리는 950km,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최대 1만3천km까지 도달해 미국 본토에 다다를 정도의 길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

북한은 화성- 17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고도 6천 100km, 비행거리는 1000km로, 5년 전에 비해 사거리는 50km 가까이 늘어났고, 단 분리와 정상 비행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화성 15형 하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 화성 17형 모델 신형 모델을 하나 더 추가를 했죠. 나중에 이제 이것에 대한 실전화 또 여기다가 계량형의 ICBM을 한 두어 개 정도 더 모델을 만들어 내면은 이제 미국의 본토에 가닿을 수 있는 ICBM 모델이 한 서너 종이 나올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북한이 핵무력 완성으로 치닫던 5년 전과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북-미가 치열하게 대립하던 5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1월] "핵단추가 항상 책상위에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2017년 11월] "꼬마 로켓맨! 미국 경제에 로켓 연료를 주입하겠습니다. 김정은은 '병든 강아지'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세 차례나 핵실험을 잇따라 감행했고, 2017년에는 무려 16차례에 걸쳐 지상, 해상에서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가혹한 경제 제재와 강력한 한미무력시위를 펼치면서 위기는 고조됐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미국의 항공모함이 2017년 10월 같은 경우에는 거의 3대가 동해에 전개되고 핵잠수함. 전략폭격기가 동시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해서 거의 군사적 작전을 수행하기 직전에 어떤 모습처럼 압박을 가한 부분이 있었고"

하지만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그 때 이후 북한은 자세를 바꿔 대화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어지고 북한은 비핵화를 약속하고, 실제로 풍계리 핵 실험장과 서해위성발사장을 폐기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그 긴장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고, 또 그것을 북한을 통해서 자꾸 설득하고 설명하려고 하는 일관된 행동을 계속했다라는 점, (북한도) 한국의 중재에 따라서 긴장을 전환시키고 대화 쪽으로 구도를 바꿔보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라는 판단을"

이듬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간 뒤에도 올해 초까지 북한의 핵실험 중단,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약속을 깬 북한은 올들어서만 모두 37차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가운데 8차례가 ICBM 시험 발사였습니다.

북한의 핵능력은 5년전과 비교해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해졌습니다.

5년 전엔 미국에 대한 단순 ‘보복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핵무기 체계, 사거리도 다양해졌고, 핵무기 실전배치를 넘어 핵무기 사용을 공언하고 이를 법제화하기까지 했습니다.

또 전략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술핵인 단거리미사일 2발을 섞어 쏘며 우리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시키려는 시도도 지속적으로 관측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실제 한국이라든가 미국이 갖고 있는 자산 가지고는 완전히 막는다고 말할 수 없는 굉장히 변칙성 때문에 방어하기가 매우 어려운 그런 무기들이라는 것 그래서 실전적으로도 사용 가능성이 매우 높고"

핵무력 완성 5주년이었던 지난 11월 29일,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김정은의 절대 병기" "전략적 힘의 위대한 실체"라고 칭송했지만, 정작 핵무력에 대한 언급 없이 비교적 차분하게 보냈습니다.

그래서 5년 전처럼 지난 18일 ICBM 시험 발사 성공을 계기로, 도발 수위를 누그러떠리고 정세 반전을 노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그러나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게 대다수 견해입니다.

2019년 북미 간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커졌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인해서 기본적인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 깨졌다고 볼 수가 있고 그 이후에 계속해서 하노이 형 협상 타결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어요. 핵능력 고도화를 통해서 그러나 본인들이 원하는 국면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대남 대미 압박을 좀 더 강화하고 있는 측면이 있고요"

북한의 핵능력은 훨씬 더 고도화됐고,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워 졌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그때와 지금이랑 큰 차이는 북한이 핵 능력을 확실히 확보했느냐 안 냈느냐의 차이기 때문에 ...그때와는 다르게 비핵화라는 것을 주제로 하지 않고 자신들을 사실상 핵보유국 혹은 암묵적 동의 하에 미국과 핵 군축이라든지 그런 담판을 지으러 나올 가능성이 좀 있다라고 판단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도 복잡하고 악화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보다는 단호한 대북 대응을 천명하고 있고, 미국도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 각을 세우면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세력 대결이 만들어지는 양상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새로운 글로벌 대립 구도,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간의 대립구도가 형성이 됐고, 북중러가 밀착을 하고 있거든요. 이러한 정세는 5년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단기간에 변화의 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 보다는 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북한은 연말에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노선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정부는 핵보유국으로 행세하며 대남비난의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을 상대로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됐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3298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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