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을 열다] 성공한 달 탐사선은 2/3…다누리의 성공 기준은?

구경하 2022. 12.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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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달 탐사선 100여 개…3개 중 2개 성공
1990년대 이후 실패 사례는 달 착륙선
다누리, 17일부터 달 임무 궤도 진입
내년 말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달성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17일 달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라고 선언하기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은 멉니다.

1958년 미국이 파이오니어 0(에이블1)을 발사한 이래 인류가 달을 향해 쏘아 올린 달 탐사선은 100여 개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임무의 일부라도 성공한 탐사선은 2/3 정도입니다.

인류의 달 탐사 도전은 수많은 실패와 부분 성공을 거쳐 이어져 왔습니다. 앞서간 달 탐사선의 사례를 통해 '세계 달 탐사' 역사에서 한국의 위치를 확인해보고, 다누리가 성공하기까지 가야 할 길을 짚어봅니다.

■ 수많은 실패의 연속인 달 탐사

인류 최초로 시도한 달 탐사선은 다누리와 같은 궤도선이었습니다. 궤도선이란 달 궤도를 공전하는 인공위성으로, 상공에서 우주 환경과 달을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국 우주 정책의 주도권을 두고 항공우주국(NASA)과 경쟁하던 미국 공군이 1958년 8월 파이오니어 0을 달을 향해 쏘아 올렸습니다. 하지만 파이오니어 0은 발사 73초 만에 로켓 1단이 폭파하며 고도 15km를 비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인류 최초의 심우주 탐사 시도이자 달 탐사에 도전한 미국의 궤도선 파이오니어 0 (에이블1). 출처 NASA/JPL


달 궤도 진입에 처음 성공한 탐사선은 1959년 1월 옛 소련이 보낸 루나 1호입니다. 루나 1호는 충돌선으로, 달의 표면에 부딪혀 표면을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루나 1호는 발사 34시간 만에 달에서 6,400km 거리를 지나갔지만, 표면 충돌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구 중력장을 벗어난 첫 탐사선이라는 점에서 NASA는 이를 '일부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우주 경쟁을 벌이던 우주 개발 초기에는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탐사선들이 달을 향해 발사됐습니다. 실패하면 발사 사실조차 공개되지 않은 탐사선들을 거쳐, 옛 소련은 잇따라 무인 달 탐사에서 미국을 앞질러 성과를 올렸습니다.

1959년 9월 충돌선인 루나 2호가 달 표면에 처음 부딪히며, 세계 최초로 무인 달 탐사에 성공했습니다. 1966년에는 착륙선 루나 9호가 달에 연착륙한 데 이어, 궤도선 루나 10호가 달 궤도에 처음으로 진입해 원격 관측을 해냈습니다.

무인 달 착륙에 뒤진 미국은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인 아폴로 계획으로 주도권을 가져왔습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우주인이 달 표면에 내린 것을 시작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유인 달 탐사에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나라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입니다.


KBS 다누리 특집사이트 '다누리 MOON을 열다'는 달을 향해 도전한 세계 각국의 탐사선 현황을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전합니다. 달 탐사의 전개 과정을 시계열별로 파악할 수 있고 국가별, 탐사선별, 성공 여부로 구분해 볼 수도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challengeToTheMoon.html

달 탐사 성공률은 66% 수준

그런데 달 탐사의 성공률을 따져보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우주 탐사가 국력 과시를 위해 추진되다 보니 실패 원인과 지연 등의 정보가 공식 발표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달 탐사는 계획한 목표를 완수하지 못했더라도 일부 성공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달 탐사는 발사에서부터 교신, 항행, 달 궤도 진입 또는 착륙, 임무 수행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최종 단계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의미 있는 기술적 도약을 이뤘다면 성과가 인정됩니다. 인도의 찬드라얀 1호는 달에서 임무 수행 중 전원공급장치의 이상으로 목표 임무 기간의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312일 만에 통신이 두절됐지만 대체로 성공으로 평가됩니다.

또, 하나의 임무가 궤도선과 착륙선, 월면차 등 다양한 탐사선으로 구성되기도 하는데, 인도의 찬드라얀 2호처럼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하기도 합니다. 홍콩의 민간통신위성 아시아샛3처럼 원래 계획한 임무에는 실패했지만, 궤적을 수정해 새로 설정한 추가 임무에 성공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 대해 '일부 성공'인지 아니면 '실패'인지 연구자마다 분류가 엇갈립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달 탐사선의 성공률은 대략 66% 수준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의 자료를 종합해 달 탐사선 103개를 정리했더니, 70개가 '일부 성공'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인 달 탐사 실패 사례를 분석한 양정환의 연구에 따르면, 달 탐사선의 실패 사례는 1960년을 전후한 우주 개발 초기에 집중됐고 발사체가 주요 문제였습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유럽, 중국, 인도, 이스라엘이 달 탐사를 재개한 이후에는 발사체 기술은 안정되었지만, 비행 유도 제어 장치가 실패의 주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최근의 달 탐사 실패 사례는 2019년으로 모두 달의 연착륙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민간 달 착륙선 베레시트는 달 표면에 추락했고, 인도의 찬드라얀2의 경우 궤도선은 성공했지만 착륙선은 표면 도착 직전 통신이 끊겼습니다.


■ 달 도착 앞둔 다누리, 성공 기준은?

8월 5일 발사된 다누리는 누적 거리 600만 km에 이르는 긴 항행을 거쳐, 오는 17일 달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어 연말까지 달 궤도에 본격 진입해 2023년 1월부터 임무 수행에 본격 착수합니다. 다누리의 성공 여부는 어떤 기준으로 지켜보아야 할까요?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탐사 사업단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다누리의 개발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1단계는 달 궤도선의 설계부터 조립, 시험 검증, 발사까지의 단계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2단계는 심우주를 항행해서 달 궤도까지 진입하는 기술이고, 3단계는 달에서 과학 임무를 수행해서 계획한 정보를 관측하고 자료를 공유하는 단계입니다. 심우주를 순항하고 있는 다누리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지구 궤도 인공위성과 비교해 다누리의 진행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저궤도 위성에서는 발사체가 원하는 임무 궤도에 바로 투입을 해줍니다. 그러면 발사하고 나서 몇 시간 안에 위성 본체와 탑재체를 하나씩 점검하죠. 다누리는 아직까지 그 상황도 못 온 거예요."

엄밀한 의미에서 궤도선의 완전 성공은 임무 궤도에 들어가서 최소한 임무 기간의 절반, 다누리의 경우 6개월 이상 운영해서 탑재체의 목표를 수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원장은 "내년 말까지 준비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임무 성공을 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다누리의 항행 궤도는 애초 설계했던 궤도 대비 큰 오차가 없는 상황이라, 항우연 측은 달 궤도 진입 기동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첫 우주 탐사를 성공시키기 위한 도전은 내년 말까지 계속됩니다.

KBS 다누리 특집 페이지 '다누리 MOON을 열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에서 더욱 풍부한 다누리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양정환, 해외 무인 달 탐사 실패 사례 분석, 한국항공우주학회지, 2020. 3
https://solarsystem.nasa.gov/missions

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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