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콩쿠르 강국 한국…일본·미국·유럽도 제쳤는데

정연욱 2022. 12.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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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K클래식은 없다' 중에서>

어린 나이에 콩쿠르에 입상한 이른바 '영재'들의 공통점은 경쟁 자체를 즐긴다는 겁니다.

2021년 루마니아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와 2022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한 '첼로 신동' 한재민도 그랬습니다.

한재민/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17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이게 너무 궁금해서 콩쿠르에 접수를 했고. 그러다가 너무 감사하게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정말 너무 기뻤지만 저도 사실은 그게 궁금해서 콩쿠르에 처음에는 나가게 된 거에요."

평범한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세계무대에 서는 것, 콩쿠르 입상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양인모/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1위
"제가 콩쿠르에 나갔던 이유 중 하나가 유럽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싶어서였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매니지먼트와 계약도 했고, 콩쿠르 이후 여기저기서 연주 의뢰가 많이 왔어요."

박재홍/부소니 국제 콩쿠르 1위
"아무래도 콩쿠르 전후로 연주 횟수도 달라졌고. 지금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굉장히 많아져서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게 계속 연주도 많이 하게 되고 있는 것 같고요.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어제까지 나랑 같이 장난치면서 놀던 친구인데 1등을 한 이후에 약간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그것이 콩쿠르 준비하는 학생들한테는 '콩쿠르 입상을 하는 것이 내가 살 길이다. 나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콩쿠르에 입상을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국제콩쿠르세계연맹, WFIMC가 권위를 인정한 15개의 국제 콩쿠르 가운데 한국인 입상자 비율은 얼마나 될까?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인 참가자가 3위 안에 든 대회가 12개나 됩니다. 그중 9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가별로 따졌을 때 한국인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일찍부터 클래식 교육에 힘쓴 일본과 미국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는 선우예권과 임윤찬이 연달아 우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콩쿠르만 놓고 보면 K클래식의 실체는 확실합니다. 그러면 'K클래식'이란 말도 우리의 기대처럼 해외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을까.

크리스티안 살리넨, 엘리사 리델린/시벨리우스 음악원 학생
('K클래식'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네?
('K클래식'이요. 알아요?)
아니요.
('K팝'은 아시죠?)
아 K팝은 물론 알죠!
('K클래식'은요?)
모르겠어요.

네리나 만시니/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단원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인 음악가들이 탄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K클래식'이라는 단어는 오늘 처음 배웠네요.“

마르야 리나 페타스 아르자바/헬싱키 예술대학 수석고문
"글쎄요. 설명해주시죠. 들어봤는데 제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특히 우리와 다른 점은 콩쿠르 입상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시큰둥’합니다.

슈테판 슈테펠트/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단원
('K클래식'을 아시나요?)
어떤 거요?
(많은 한국의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는 일종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한국과 유럽, 양쪽에서 모두 공부한 경험이 있는 음악가들은 이 대조적인 반응의 이유가 교육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합니다.

신경식/한스 아이슬러 음대 학생(24살)
"독일은 좀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기량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앞으로 이 아이의 기량만 더 수정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이는 친구들을 뽑으려고 하니까.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기량이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좁은 방음벽 안에 갇혀서 계속 손가락 굴리는 연습만 하고."

문서영/베를린 국립 예술대 교수
"여기서는 사실 입학시험을 봐도, 학교를 들어갈 때도, 얼마나 누가 완벽하게 연주를 했느냐 보다는 그 학생이 가진 재능, 숨겨진 재능이 얼마만큼 인지를 보고 뽑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꼭 연습으로 이것을 완벽하게 만든다는 목표보다는 두루두루 음악적으로나 아니면 음악 외에 다른 정보들을 다 포함해서 공부를 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오히려 한국 음악 교육에 호의적인 쪽은 외국인들입니다.

티나 휫필/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관객
”한국의 피아니스트들은 피아노와 소통하는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더 긴밀한 듯합니다. 한국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피터 폴 카인라드/국제콩쿠르세계연맹 (WFIMC) 의장
“저는 한국 교육 시스템을 외부에서 지켜본 정도이긴 합니다만, 한국의 영재들은 그 어떠한 타협도 없이 최선을 다합니다. 동시에 대학의 교육 인프라도 매우 견고합니다. 한국의 음악 대학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유럽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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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시: KBS 1TV 2022년 11월 29일(화) 밤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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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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