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에 6억원이라고?" 1만원으로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되는 법

전혜영 기자 2022. 12. 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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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로 살아남기]

[편집자주]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한창 뜨겁던 서학개미 열풍이 주춤합니다. "잘 모르면서 괜히 해외주식을 샀나?", "지금이라도 다 팔아야 할까?" "새로운 기회는 없을까?" 마음이 복잡한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서학개미로 살아남기 위한 알짜 정보들,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시죠.

워런 버핏/사진=머니투데이 DB

#. 직장인 김지석씨(가명)은 지난 2020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는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한동안 '가즈아, 천슬라'를 외치던 김씨는 올 들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부진하자 한동안 투자에 흥미를 잃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반등했다는 소식에 다시 계좌를 열어본 김씨. 테슬라 말고 다른 투자할 만한 종목이 없나 찾아보다 주당 가격이 너무 비싼 한 종목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한주에 무려 48만달러(한화 약 6억2000만원) 짜리 주식을 발견한 것이다.

올 한 해 부진했던 미국 증시가 지난 10월 이후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서학개미'(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된 2020년 1월 이후 월별 미국 시장에 대한 순매수 금액(매수금액 - 매도금액)은 매달 플러스를 기록하다 지난 7~8월 두달 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론과 긴축 속도 조절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9월 이후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초보 서학개미들은 미국의 대표 주식들이 너무 비싸서 투자를 머뭇거리곤 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미국의 대표 주식들 중에는 주당 가격이 고가인 '황제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씨를 놀라게 한 버크셔해서웨이(BRKa)가 그렇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 전문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Class A'는 주당 48만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동차 교체 부품 및 액세서리 판매업체 오토존(AZO)도 주당 2500달러(약 325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온라인 예약 플랫폼 부킹스닷컴(BKNG)의 경우 주당 가격은 2000달러(약 260만원) 수준이다. 멕시코계 미국 음식을 판매하는 프렌차이즈 체인점 치포틀레 멕시칸 그릴(CMG)은 주당 1600달러(약 208만원) 내외다.

천문학적 수준의 주가를 자랑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논외로 치더라도 한 주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종목들도 종잣돈이 부족한 개미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렇다면 소액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수점 매매란 주식을 1주씩 사는 게 아니라 0.1주, 0.01주 등 소수점으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1만원으로 버크셔 해서웨이 Class A 주식 약 0.00002주를 사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됐다. 현재 국내 20여개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거래 방식은 각 증권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수수료, 거래 가능 종목, 최소거래단위, 최소주문금액, 주문가능시간 등을 별도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1년간 해외주식 소소점 매매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삼성증권을 통해 소수점으로 가장 많이 매매한 종목은 테슬라, 알파벳 Class A(GOOGL), 애플 순이었다. 또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소수점으로 매매한 개인투자자 중 30대 이하가 절반에 달했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의결권, 공개매수 등 경제적 권리나 옵션배당과 같은 선택적 권리는 일반 잔고에서만 가능하고, 소수점 잔고에서는 권리행사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김씨가 A종목을 0.3주씩 4번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김씨는 A종목을 소수점 잔고로 1.2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 잔고는 여전히 0주이기 때문에 김씨는 1주에 해당하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김씨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소수점 잔고의 주식을 일반 잔고로 전환해야 한다. 김씨의 경우 소수점으로 1.2주 보유 중이기 때문에 최대 1주까지 일반 잔고(온주)로 전환이 가능하다. 단, 일반 잔고로 전환된 소수점 잔고는 다시 소수점으로 전환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반면 분할·병합, 현금·주식배당 등 의무적으로 지급되는 권리는 소수점 잔고 보유 비중만큼 분할, 지급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실시간 주문이 아니라 주문 가격을 지정할 수 없다는 점과 매수한 날 재매도 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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