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담]"비싸도 이것만 찾더라"…쿠팡 vs CJ '햇반 공방' 뒷이야기

박미주 기자 2022. 12. 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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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점유율 1위 햇반, 주문량 대비 납품 비율 절반 못 미치기도… CJ제일제당, 증설 고려 중

[편집자주] '짤담'은 식음료 등 산업계를 출입하면서 들은 '짤막한 후일담'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마진율을 두고 벌어진 CJ제일제당과 쿠팡 간 공방에서 즉석밥 '햇반'이 특히 이슈가 됐다. 쿠팡에서 발주를 중단하기도 한 품목 중 하나가 햇반이라서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을 주문해도 제품이 100% 제때 공급이 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그 과정에서 언급됐다. CJ제일제당은 최대한 햇반을 많이 생산했지만 주문량 대비 생산 제품이 부족해 전 유통채널에 발주량만큼 납품을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간 즉석밥 시장에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했지만 올해 유독 햇반 판매가 더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햇반의 판매량은 증가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햇반의 지난해 매출은 6877억원으로 2017년 3508억원 대비 2배가량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햇반의 매출액은 39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 내 독보적 판매량 1위 제품이다. 닐슨IQ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상품밥 시장에서 햇반 브랜드를 내세우는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이 66%로 1위다. 2위는 '오뚜기밥'으로 29%인 오뚜기다. 지난해까지 햇반의 누적 매출액은 약 4조3000억원, 누적 판매량은 40억개 이상이었다.

CJ제일제당은 공장에서 최대치로 햇반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주문량만큼 생산하지 못해 증설까지 고려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풀캐퍼(최대 생산 능력)로 공장을 가동해 햇반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주문량 대비 제품 생산량이 부족해 유통 채널 주문량의 100%를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햇반 생산설비 증설까지도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일부 채널에서의 주문량 대비 햇반 납품 비율이 50%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은 장기 보관 가능하고 꾸준히 잘 팔리는 제품인데 올해 가격 인상 이슈가 있었고 향후 고환율 등으로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 등도 있다고 판단한 유통사들이 재고 확보 차원에서 발주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주문량을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월 한 차례 가격이 오르기도 한 햇반의 가격 인상 가능성은 현재는 없다고도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즉석밥을 살펴보고 있다. 2022.3.30/사진= 뉴스1

그렇다면 가격이 경쟁사 제품 대비 오히려 비싼데도 햇반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뭘까. 이마트몰에서 햇반 210g의 가격은 1850원, 오뚜기밥 210g은 1720원, '노브랜드 우리쌀밥 한공기 210g'은 950원이다.

업계는 원조 즉석밥 상품인 점과 기술력, 선제적인 추가 상품 개발 등을 햇반의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1996년 12월 출시된 햇반은 국내 상품밥 시장의 포문을 연 제품으로 즉석밥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상품이다. 여기에 '당일 도정 기술' 등이 적용돼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은 밥 제조 설비에 자체 도정 설비를 도입해 생산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고, 쌀 특성에 맞춰 최적의 도정 조건을 적용해 밥이 맛있다"며 "반도체 공정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해 일체의 첨가물 없이 9개월간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점도 제품의 장점"이라고 내세웠다. 잡곡밥, 페닐케톤뇨증 등 희귀 질환 환자들을 위해 13년째 만드는 '햇반 저단백밥', 2015년 4월 선보인 컵국밥, 덮밥 등의 '햇반컵반', 지난해 출시한 솥밥 제품 '햇반솥밥' 등 상품군의 확장도 꾸준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상온 즉석밥의 가정 내 침투율(일년에 한 번이라도 구입한 가구 비중)은 35%대로, 즉석밥을 먹지 않았던 소비층이나 노년층까지도 햇반을 먹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며 "햇반이 국내 시장을 넘어 전 세계인이 즐기는 대표적인 K-푸드 제품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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