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펑고' 중이 떠났는데 절이 따라왔다...41세 선수를 이 악물고 뛰게 한 사제 인연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12. 3. 07: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41세 악마의 2루수를 깨운 김성근 감독

정말 질기고 질긴 사제 간 인연이다. 최고의 전성기를 함께 보낸 만큼 두 사람은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정근우와 김성근 감독의 인연은 특별하다. 정근우는 SK 와이번, 한화 이글스에 이어 최강야구 몬스터즈에서 세 번째로 김성근 감독과 재회했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취임하며 공석이 된 최강야구 사량탑에 김성근 감독이 취임한다는 소식에 가장 반겼던 선수는 정근우(41)다.

정근우는 자신의 SNS에 "감독님, 건강하게 다시 유니폼 입으신 모습으로 만나 뵙게 되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최강야구 유니폼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리고 "펑고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농담을 하며 그때 그 시절 지옥의 펑고를 회상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이승엽 감독의 두산 베어스의 이벤트 경기가 열렸다. 정근우는 이날도 현역 때처럼 타격 후 전력질주하는 모습으로 그때 그 시절을 연상케했다. 연습 때도 경기 때도 항상 김성근 감독 옆에서 보필했다.

정근우는 현역 시절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내야수였다. 그리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악바리 정신으로 '악마의 2루수'로 불렸다. 그의 수비는 타고난 재능이라기 보다 혹독한 훈련을 통해 완성됐다. 일명 '지옥의 펑고'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훈련을 참고 버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SK 신인시절 입스를 겪으며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일취월장했고 어마어마한 수비 범위와 재빠른 풋워크로 2루수를 평정했다.

정근우는 2011년 김성근 감독이 SK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지옥의 펑고'에서 해방되는 듯했지만 아니었다. 2014년 김응룡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자유계약 선수(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듬해 김성근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그리고 2015년 1월 야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지옥의 펑고' 사진이 탄생했다.

정근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 마무리 캠프에서 유니폼이 흙으로 까맣게 물들 때까지 김성근 감독의 펑고를 받으며 지옥훈련을 거듭했다. 김성근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근우는 자신을 최고의 2루수로 만들어 준 김성근 감독과의 옛 추억을 회상하며 다시 한번 뛰기 시작했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에 이어 최강야구 몬스터즈에서 다시 만난 김성근 감독과 정근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한화 이글스 제공]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