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가 중요” 외친 고교생들...10년 후엔 ‘사회공헌’ 뒷전 ‘물질적 부’ 우선 [스물스물]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2. 12. 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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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생애목표의식 연구
‘물질적 부’에 대한 목표의식 급증

현재 한국 청년들이 10대 때 가졌던 목표의식이 20대를 거치면서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적 부에 대한 목표의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목표는 가장 크게 줄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올해 발간한 ‘KEDI BRIEF 2022’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생애목표의식을 중심으로 살펴본 20대 청년들의 삶의 지향’)가 실렸다.

해당 연구는 2005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학생 6908명이 20대를 거치면서 태도·가치관 등 정의적 영역에서 어떤 발달을 이루는지 추적 조사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는 물질적 부, 명예, 사회적 공헌, 인간관계, 가정화목, 자기성장 등 6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생애목표의식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대상의 시계열별 생애목표의식<자료=한국교육개발원>
2010년 조사 당시에는 ‘명예’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이 평균 3.74점으로 6개 항목 중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8세 때(2010년 기준) 조사대상이 생애에서 가장 이룩하고 싶은 목표는 ‘명예’였던 셈이다.

그러나 2020년 조사 결과 28세인 조사대상의 ‘명예’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은 3.57점으로 하락해 6개 항목 중 2위로 내려앉았다.

2020년 조사대상이 가장 높은 생애목표의식을 보인 항목은 ‘가정화목’(3.63점)으로 나타났다.

10년 동안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항목은 ‘물질적 부’로 나타났다. 2010년 ‘물질적 부’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은 평균 3.15점으로 6개 항목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물질적 부’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은 이후 2011년 조사에서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2020년(3.43점)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항목은 ‘사회적 공헌’으로 나타났다.

2010년 첫 조사 때 ‘사회적 공헌’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은 3.24점으로 ‘물질적 부’를 다소 앞서게 나타났으나 일관되게 감소하면서 조사대상이 22세에 도달한 2014년 ‘물질적 부’에 뒤졌다.

2020년 조사에서는 ‘사회적 공헌’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이 3점(‘보통이다’) 미만(2.98점)으로 하락하면서 6개 항목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생애목표의식은 2010년 평균 3.73점으로 6개 항목 중 2위를 차지했지만, 2020년 조사에서는 평균 3.47점으로 떨어져 4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청년들이 20대를 거치면서 사회공헌이나 인간관계보다는 물질적 부를 추구하게 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대는 취업·결혼·출산 등 사회적 과업에 직면하면서 가치관이 확립되는 시기로, 대학 재학기간 증가, 주거비 상승, 양육비 증가 등 청년층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가치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여러 항목에서 청년층의 인간관계에 관한 의식 약화가 드러나 공동체 문화를 더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연계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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