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작됐다”…1만명 해고 폭풍 휘몰아친 기업 [위클리 기사단]
앤디 재시 CEO “내년에도 해고 계속될 것”
아마존 주가 폭락…올해 들어 44% 증발해
美 월가도 아마존 재기 가능성에 갑론을박
“오징어게임 1일차 통과했다”…직원들 자조
“오늘은 해고 통보를 안 받으셨다고요?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오징어게임 1일차를 통과하셨습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불어닥친 칼바람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들이 ‘현실판 오징어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대대적 감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이달 중순 밝혔습니다. 감축 규모는 1만명 이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발표 직후부터 실제로 기술직·인사·서비스 등 직무를 중심으로 해고 통보가 이뤄졌습니다. 통보를 받은 직원들이 이를 수락하면 이달 24일부로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고에 나선 아마존은 며칠 만에 다시 인원 감축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혼란에 빠진 세계 경제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뜻입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직원들 공지를 통해 “올해는 특히 경제 불확실성 문제가 계속됐고, 지난 몇 년간 직원 고용 역시 빠르게 늘어난 만큼 실적이 더 안 좋을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내년에도 인원 감축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재시 CEO의 이 같은 발표 이후 실제로 특정 부서들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고 통보가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용 담당자와 인사 관련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습니다. 블룸버그가 검토한 아마존 내부 문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60일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도 된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만약 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아마존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지 못하게 된다면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세계 최대 영향력을 자랑하는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올해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주가 역시 곤두박질쳤습니다. 올 1월 초 주당 17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아마존 주가는 이달 1일 기준 주당 95달러대까지 폭락했습니다. 약 1년 사이 44% 가까이 증발한 것입니다. 아마존이 다시 부활에 성공할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연료 가격 및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은 모두 아마존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월가에서도 아마존 주가와 미래 사업 성장성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마존은 안팎으로 치이면서 위기에 빠졌고, 이는 고객 만족도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미 투자 리서치 회사 에버코아ISI 조사에서 아마존의 서비스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고객 비율은 올해 79%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0년 전 기록했던 88% 대비 약 10%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특히 ‘늦은 배송’과 ‘검증되지 않은 품질’ 등에 대한 고객 불만족도가 가장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악재가 계속되면서 소규모 사업 정리에 나섰던 아마존은 결국 인력 감축에까지 손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대규모 해고가 현실화하면서 아마존 직원들은 현실판 오징어게임에 강제로 참가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언제, 누가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해고 대상이 오르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인력 감축 계획을 미리 밝히지 않은 재시 CEO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내 게시판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동료에게는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너무 많은 동료들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제 해고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자신들이 강제로 오징어게임 참가자가 됐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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