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주 산 길서도 거침없는 전기차 폴스타2

김창성 기자 2022. 12. 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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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못지않은 힘 있는 주행에 똑똑한 티맵 음성인식 내비까지
오류 속출한 불편한 충전에 한숨… 낙후된 인프라 개선 시급
전기차 폴스타2는 제주의 좁고 굽이진 도로와 오르막 산길에서도 훌륭한 주행 능력을 선보인다. /사진=김창성 기자
내연기관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전기차가 경쟁하고 있다. '프리미엄' 가치를 내걸고 고객 잡기에 열중하는 폴스타 역시 전기차 폴스타2를 앞세워 경쟁의 중심에 섰다. 최근 제주에서 시승을 한 폴스타2(롱레인지 듀얼모터 트림)는 치열한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함을 느꼈지만 충전 오류 등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좁고 굽이진 도로 주행도 OK… 똑똑한 내비, 출발은 다소 버벅


폴스타2는 화려함 보다는 '심플'이 더 어울린다. 실내외 디자인 곳곳에 다양한 기교를 부려 굳이 화려함이나 세련미를 강조하기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며 전기차의 주행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데 집중했다.
폴스타2는 주행이나 충전, 내부 공조장치, 내비게이션 길 안내 등 각종 조작을 커다란 터치형 패드에서 할 수 있다. 다른 차에 비해 글씨도 큼지막해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 다만 패드에서 원하는 경로로 찾아 들어가는 것은 적응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스타2의 보닛을 열면 가방을 넣을 수 있는 저장 공간이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터치패드 아랫부분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있어 간편하게 충전도 가능하다. 패드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는 충전이 가능하다.

뒷좌석은 다소 좁다.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1열 컵홀더가 다른 차에 비해 다소 뒤쪽에 위치해 컵을 들려면 몸과 팔을 살짝 틀어야 한다. 게다가 컵홀더 2개 중 1개는 센터콘솔 안에 있어 이용에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뿐만 아니라 보닛 안에도 가방을 넣을 수 있는 저장 공간이 있어 짐을 여유 있게 수납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시승은 제주 서쪽 해안도로에서 시작했다. 교통체증이 없고 굽이진 좁은 2차선 도로라 폴스타2의 주행 감각을 익히기에는 안성맞춤인 도로다.

출발은 산뜻했다. 따로 시동 버튼이 없고 브레이크를 밟은 채 기어를 주행모드에 놓은 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간다. 버튼을 누르거나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거는 과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지만 나름 신선한 방식이다.
폴스타2는 대형 패드를 통해 각종 조작부터 충전 현황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산뜻한 출발도 잠시,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돼 진땀을 흘렸다. 시동을 껐다 켜고 패드 설정을 초기화 하는 등 아무리 조작해도 각종 안내 음성이 작동되지 않았다.

여러 방법을 시도한 끝에 폴스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 방법은 음성인식 기능인 "아리아"를 외치는 것 이었다. "아리아 OOO으로 길 안내 해줘"라고 말하자 먹통이던 녀석이 반응했다.

"가까운 급속충전소 찾아줘", "가까운 재래시장 찾아줘" 등 간편한 음성인식만으로 다양한 길 안내를 척척 해주자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며 다시 주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굽이진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도 헐겁거나 너무 묵직하지 않아 조작하는데 용이했다. 조금이라도 중앙선을 침범하면 곧바로 차선이탈 경고음과 진동을 통해 자동으로 차를 원위치로 되돌려 놓는다.
폴스타2의 컵홀더는 다른 차보다 다소 뒤에 있는 데다 나머지 1개는 센터콘솔 안에 있어 이용하기 다소 불편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산길도 거침없이 달리는 주행 능력… 충전 오류는 아쉬움


무난한 해안도로 주행을 마치고 다음날 경로를 한라산 자락으로 옮겼다. 서귀포시 숙소를 출발해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로 올라가는 굽이진 산길을 거쳐 반대편 제주시로 넘어가는 40여km에 이르는 경로다.

산길은 해안도로보다 더 굽이졌다. 도로 폭은 무난했지만 경사가 심하고 직선주로가 거의 없이 계속 꺾이는 길이 이어지다 보니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패드에서 스티어링 휠(핸들 조향장치)을 3단계(가볍게·표준·단단하게)로 조작할 수도 있지만 '표준'과 '단단하게' 단계로 갈수록 너무 묵직한 느낌이 들고 오히려 산길 오르막 주행에 더 방해가 되는 것 같아 '가볍게' 모드로 계속 이어갔다.

내리막에서는 급속한 핸들 꺾임 방지를 위해 조금 묵직한 느낌의 표준 모드로 변경하니 안전한 주행에 도움을 줬다.
전기차의 천국이라 불리는 제주의 전기차 충전소에는 지붕이 없어 비가 내려도 충전 부위를 비에 노출 시킨 채 충전을 해야 한다. /사진=김창성 기자
한라산 중턱의 오르막 산길을 달리는 동안 힘에 부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같은 도로에서 경차를 운전한 적이 있는데 언덕에서 차가 숨이 헐떡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을 받지 못했었다.

다른 차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 폴스타2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힘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느낌은 분명했다.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패드를 통해 '끄기·낮음·표준'으로 설정해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설정이라 계속 끄고 달렸다.

원 페달 드라이브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감속이 되는 기능이지만 운전을 하는 데 있어 너무 기계에 의존하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운전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느낌이라 애용하지 않는 편이다.

폴스타2를 시승하며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잠시 켜봤지만 역시 주행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아 바로 껐다.
전기차의 천국 제주의 전기차 충전소는 곳곳에서 충전 오류를 빈번하게 일으켰다. /사진=김창성 기자
제주도의 도로 곳곳은 워낙 속도제한 규제가 심해 일반 고속도로처럼 고속주행을 할만 곳이 많지 않아 폴스타2의 고속주행은 경험은 못했지만 좁은 해안도로와 굽이진 산길을 달리며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힘을 발휘한 점은 만족스러웠다.

시승을 하는 동안 가장 아쉬운 부분은 충전이었다. 이른바 '전기차의 천국'이라 불리는 제주 곳곳의 전기차 충전소는 가는 곳마다 낡고 녹슬었다. 전기차에 방수 장치 등이 적용됐지만 충전소에 지붕이 없어 비가 내려도 그냥 비를 맞으며 충전을 할 수밖에 없어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계속된 충전 오류도 불편했다. 다른 관광객의 불만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환경부와 한국전력에서 운영하는 충전소뿐만 아니라 민간 업체의 충전소에서도 빈번하게 충전 오류를 일으켜 알맞은 충전소를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제주 지자체와 한전, 민간업체, 폴스타가 협력해 충전 오류 해결을 위한 해법을 내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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