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장위자이 흥행 여부에 쏠린 건설업계의 눈
"분양 결과에 따라 건설사 주택사업계획 방향 결정될 것"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넘어 빙하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만큼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내 대규모 아파트 공급에 건설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 서울 강남북에서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공급에 나선 것인데 두 단지 청약 결과에 따라 건설사들이 향후 주택사업계획의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서 55개 단지 5만7588가구가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 중에서 일반분양으로 3만8449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6개 단지 7166가구가 일반 분양에 나선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시공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올림픽파크포레온'와 GS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시공중인 '장위자이레디언트'다. 두 단지 강남과 강북에 알짜 입지에 나오는 대단지로 평가받는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긴 했지만 최근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청약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829만원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는 13억원대 분양가다. 최근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했지만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서울 청약시장 대기자의 최대 관심사였지만 최근 서울 집값 급락으로 단지 주변 신축 아파트값고 빠르게 하락하면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진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3층)는 지난달 11일 16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가보다 비싸지만 입지 차이를 고려했을때 헬리오시티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장위자이레디언트 84㎡ 분양가는 9억~10억원대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장위뉴타운의 신축 단지인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84㎡(11층)이 지난 10월 9억1천만원에 거래됐고, 또 다른 신축 단지인 '꿈의숲아이파크' 84㎡(25층)가 지난 7월 11억천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두 단지가 모두 미분양·미계약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두 단지의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노임 급등으로 분양가가 더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 단지의 청약 결과에 따라 향후 주택사업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설업계는 향후 아파트분양시장을 매우 어둡게 평가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인 11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44.6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43.4→36.8)과 세종(42.9→33.3)의 분양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 나빴다.
주택 착공 실적도 좋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33만997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아파트는 25.1%, 주택은 31.5% 줄었다. 10월까지 전국의 공동주택 분양 물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감소한 22만3천745호로 집계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두 단지의 분양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향후 국내 주택시장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의미"라며 "내년 분양시장 분위기는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1순위 완판은 아니더라도 두 단지가 계약률 등 무난한 성적표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택시장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분양시장이 올해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 주택사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며 "강남북의 양호한 입지에 공급되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 분양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신규 주택사업에 대해 보다 꼼꼼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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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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