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구글 양자 프로세서로 순간이동 ‘웜홀’ 가능성 엿보다

김민수 기자 2022. 12.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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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멀리 떨어진 천체를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웜홀'이 양자 컴퓨터에 구현된 프로세서상에서 구현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팀은 구글의 양자컴퓨터 프로세서인 '시카모어(Sycamore)'를 활용해 실험실에서 양자 중력을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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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우주에서 멀리 떨어진 천체를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웜홀’이 양자 컴퓨터에 구현된 프로세서상에서 구현됐다. 네이처는 12월 1일자 표지에 컴퓨터 회로를 단순화한 모식도에서 회로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빛줄기를 담은 모습을 실었다. 

웜홀은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서 굉장히 먼 거리를 순간이동하는 통로로 묘사되곤 했다. 성간 여행이나 행성 간 여행, 은하에서 다른 은하로의 여행 등이 가능한 장면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주에서 웜홀을 활용한 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웜홀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했고 현실에서는 실험 모델도 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팀은 구글의 양자컴퓨터 프로세서인 ‘시카모어(Sycamore)’를 활용해 실험실에서 양자 중력을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양자 프로세서상에서 홀로그램 웜홀 시뮬레이션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에서 2개의 미니 블랙홀을 만들어내고 한쪽에서 다른 쪽을 메시지를 전송하는 실험을 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천체물리학에서 묘사하는 천체의 고에너지와 물질의 밀도 등 물리 세계를 설명한다. 양자역학은 물질을 원자 세계 수준에서 설명한다. 양자 중력은 블랙홀 내부처럼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관련되는 물체를 설명하는 물리 이론 가설이다. 하지만 양자역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어 학계에서 양자 중력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양자역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이라는 다른 이론을 연결하는 데 홀로그램 원리를 활용했다. 제한적인 물리 시스템 내에서 양자 중력이 구현되는 홀로그램 웜홀을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이 시뮬레이션은 9큐비트 회로로 구성된 양자컴퓨터를 활용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에서 만든 2개의 미니 블랙홀 중 한쪽에 1큐비트의 정보를 넣고 다른 쪽으로 나오는 것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다른 쪽으로 전송이 일어나 웜홀과 유사한 효과를 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양자 프로세서를 통해 이뤄진 큐비트의 순간 전송은 웜홀과 같은 효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양자 중력 이론을 테스트하고 웜홀의 가능성을 제시한 첫 시뮬레이션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실험 환경에서 가능성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사람이나 우주선이 순간 이동하는 웜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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