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새하얀 눈 토끼야, 나와 내 친구에게 네 세상을 보여줘

이태훈 기자 입력 2022. 12. 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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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연어린이

눈 토끼

카미유 가로쉬 지음·그림 | 책연어린이 | 50쪽 | 1만5000원

눈 내리는 겨울, 깊은 숲속. 작은 오두막 안에서 두 소녀가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 소녀가 밖으로 나와 눈을 뭉친다. 손끝에서 귀여운 눈 토끼가 태어난다.

한 소녀는 밖으로 나왔는데, 왜 한 소녀는 집 안에서 지켜보고만 있을까. 그림책의 시선이 집 안으로 옮겨가면 독자는 그 이유를 깨닫는다. 휠체어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던 소녀. 창틀에 눈 토끼를 놓으며 기뻐하지만, 아름답고 단단한 것들은 쉬이 녹아내리고 휘발된다.

/책연어린이

두 소녀는 눈 토끼가 더 녹기 전에 안고 함께 바깥으로 나간다. 한 명은 걸어서 또 한 명은 휠체어를 타고. 차가운 땅 위에 내려놓는 순간,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기적이 일어난다. 눈 토끼가 생명을 얻어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손으로 그린 그림을 오려내고 무대를 만들 듯 화면을 구성한 뒤 직접 사진으로 촬영해 만든 책. 어여쁜 두 소녀의 시시각각 바뀌는 표정과 몸짓뿐 아니라, 희푸른 자작나무와 보랏빛 겨울새들, 눈송이를 꽃처럼 얹은 나무와 풀들까지 평면의 종이 위에서 3차원의 입체감을 얻는다. 밝은 렌즈의 심도에 의해 생겨나는 원근감은 아련한 생동감으로 바뀐다.

/책연어린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글 없는 그림책’. 텍스트가 사라진 자리에 상황과 대화, 의미에 관한 상상력이 무한히 부풀어오른다.

눈 토끼를 쫓던 소녀의 휠체어가 야트막한 나무에 걸려 멈춰선다. 두 소녀를 둘러싼 숲속의 나무와 동물들이 낯설고 두려워질 때쯤 독자는 다시 한번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빚어낸 기적의 시간이다.

글 없는 그림책이 익숙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워크북이 함께 제공된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도 좋겠다.

/책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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