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은 왜 15년 넘게 요가를 하고 있을까
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8쪽 | 1만4800원
소설가도 그냥 ‘인간’이었다. 20대 초반 작품 활동을 시작해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 등을 쓴 신경숙(59). 그는 40대에 들어서자 자신이 그로기 상태에 들어섰음을 직감한다. 계속된 글쓰기가 한 인간으로서 갖고 태어난 건강을 갉아먹은 것. “마구 날뛰는 말 한 마리가 심장 부근에 살고 있다가 어딘가로 내달리는 느낌”을 받자, 더 이상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요가원으로 향했다.
이제 요가는 신경숙이 소설 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한 것이 됐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오전 9시까지 글을 쓴 다음 요가 하러 가고, 여행지에서도 요가를 하는 일상이 15년이 넘게 이어졌다. 오히려 어떤 자세들은 퇴보했고, 건강도 항상 좋아지지만은 않았다. 요가가 주는 깨달음은 그의 글쓰기에도 영향을 줬다. “나아가지 않고 머물러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앞이 아니라 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요가는 알려주었습니다.”
신경숙은 “요가에 대한 나의 글쓰기는 지금까지와는 반대였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 안 항아리에 무언가를 채운 다음 그것을 숙성시켜 글로 써 왔던 이전과 달리, 요가는 항아리에서 꺼내온 재료가 아니라고 표현한다. 이는 요가가 작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이며, 하나의 이야기로 끝맺을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요가와 글쓰기에 대한 책이지만, 결국은 이런 질문으로 수렴된다. “당신만의 요가는 무엇인가?” 작가에게 요가가 인생의 동반자이듯, 자신의 몸과 인생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자신만의 요가를 할 때의 우리의 삶은 그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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