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에 맞서기 위해 오웰은 장미를 심었다
곽아람 기자 2022. 12. 3. 03:04

오웰의 장미
리베카 솔닛 지음|최애리 옮김|반비 펴냄|408쪽|2만원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리베카 솔닛은 이 문장으로 책을 시작한다. 솔닛은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남자를 빗댄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미국 작가. 이번엔 ‘장미’라는 렌즈를 통해 조지 오웰의 삶과 문학을 들여다본다.
솔닛은 전체주의에 항거한 오웰의 힘은 정원에 심은 장미의 아름다움을 사랑할 수 있는 감각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꽃이라니 부르주아적”이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오웰은 전쟁과 마찬가지로 장미에 대해서도 썼다. 솔닛은 오웰이 ‘빵’과 함께 ‘장미’를 소중히 여긴 것은 ‘생존’을 넘어선 ‘삶’에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라 해석한다. 1946년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오웰은 “살아 건재하는 한 나는 이 세상을 사랑하며, 구체적인 대상과 쓸모없는 정보 조각에서 즐거움을 얻기를 계속할 것”이라 했다.
“1946년, 한 독재자가 레몬을 심었다. 아니, 심으라고 명령했다.” 솔닛은 이 평전의 중반부를 이렇게 시작한다. 오웰의 장미는 스탈린이 동토(凍土)서도 키우라 지시한 레몬과 대비되며 자유와 자기결정권이라는 상징성을 획득한다. 문학적 수사가 풍성하지만 모호하지 않은 책. 번역도 매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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