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기적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후반 추가 시간 1분 나온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최종 결과, 우루과이와 승점과 득실 차까지 모두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3번째, 그리고 12년만에 16강행 티켓을 거머 쥔 영화 같은 결과다.

한국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2-1로 잡고 승점 4점(1승 1무 1패)으로, 포르투갈에 이은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최종전에서 우루과이 역시 가나에 2-0으로 승리해 승점 4점(1승 1무 1패)으로 동률이 된 상황. 득실 차 역시 양 팀 모두 ‘0’으로 같았다. 하지만 4골을 넣은 한국이 2골에 그친 우루과이에 다득점에서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역대로는 2002 한일월드컵 포함 역대 3번째 16강 진출. 경기 전 상황부터 벼랑 끝에 몰려 있었던 상황. 1무 1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에 떨어져 있었던 한국이 최종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과정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반드시 필승이 필요했던 한국. 하지만 한국은 3차전 전반 5분만에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골을 허용,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 26분 한국이 김영권의 극적인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시에 이날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전반전 가나를 상대로 전반 26분, 32분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의 멀티골로 가나에 2-0으로 단숨에 앞서가기 시작했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잡더라도 우루과이가 가나에 승리해야 하는 상황. 절반의 조건은 완성됐다.

이제 한국의 득점만 나오면 됐지만, 좀처럼 포르투갈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36분 이번 대회 부상으로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황희찬이 이강인과 교체 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슈팅은 계속 상대 수비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오히려 포르투갈의 위협적인 공격 시도가 여러 차례 펼쳐졌다.



그러나 기적은 가장 극적인 순간 찾아왔다. 후반전 추가 시간 1분 상대 코너킥 상황 세컨볼을 잡은 손흥민이 한국 수비 진영부터 약 70m를 드리블로 질주해 상대 수비진 사이로 그림 같은 패스를 연결했고, 어느새 질주해 페널티박스로 침투해 온 황희찬이 이를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기적 같은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국은 이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 2-1로 승리했다.

이제 우루과이가 가나를 상대로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하지 않으면 되는 상황. 상대적으로 더 많은 파울과 VAR 판독으로 우루과이와 가나전은 더 지연되고, 후반 추가 시간도 8분으로 길게 주어졌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억겁 같았던 그 시간. 실시간으로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결과를 알게 된 우루과이 선수들도 필사적으로 가나 골망을 노렸다.

그리고 몇 차례 날카로운 공격이 나왔지만, 이를 가나 수비진과 골키퍼가 잘 막아내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우루과이의 2-0, 리드의 스코어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대한민국이 H조 2위로 극적인 16강행을 완성하는 기적의 순간이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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