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에 감염된 뒤틀린 시대… 현실 타파 ‘교육 로열젤리’ 절실

김예진 2022. 12. 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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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적인 어리석음은 곧 지배자의 어리석음이며 그것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들의 사고를 황폐화시키는 요소들에 맞서, 우리 사고능력을 강화시켜 논리적 모순을 명백히 인식하게 하고, 현실감각을 날카롭게 만들어 현실에서 벗어난 거짓말이 더 이상 활개 칠 수 없게 하며, 우리의 줏대를 확고하게 만들어 작은 모순도 지나치지 않고 올바른 길을 선택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교육의 로열젤리'를 먹자고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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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마라/미하엘 슈미트-살로몬 지음/김현정 옮김/고즈윈/1만7000원

‘지배적인 어리석음은 곧 지배자의 어리석음이며 그것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꿔야 함을 적어도 알고는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현시대에 독일의 철학자가 해답을 내놓는다. 저자 미하엘 슈미트 살로몬은 독일 철학박사로 현대사회의 비지성적 패러다임을 맹렬히 지적해온 저술가다. 책은 경제, 종교, 정치, 교육,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어리석음이 어떤 것인지 드러내고, 이런 특별한 어리석음에 인류가 감염돼 정상적인 사고와 거리가 멀어졌다고 신랄한 문체로 일갈한다. 가령 ‘현실에 존재하는 교육적 광기는 무엇보다 병적인 지식 과식욕을 육성하는 학교의 부조리한 강압에서 나타난다. 학생은 짧은 시간 죽은 지식을 되도록 게걸스럽게 먹어 대고, 시험을 보는 순간 점수와 교환하기 위해 적시에 다시 뱉어내도록 훈련된다’고 꼬집는다. 또 ‘오늘날 대부분의 정치인에게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되고 있는 것은 확고한 정치적 기본 원칙이 아니라 여론조사 수치의 기복’이라고 비판한다.
미하엘 슈미트-살로몬 지음/김현정 옮김/고즈윈/1만7000원
저자는 권력을 지닌 비도덕적 인간들에게 분노하는 것만으로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으며, 집단적인 어리석음 과정이 나타나게 고안된 시스템을 타파하자고 이야기한다. 그런 시스템을 깨는 일은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이 활보하도록 방치한 침묵의 매트릭스를 제대로 사고하는 꼬마 한 명이 깨버린 일과 같다. 사람들의 사고를 황폐화시키는 요소들에 맞서, 우리 사고능력을 강화시켜 논리적 모순을 명백히 인식하게 하고, 현실감각을 날카롭게 만들어 현실에서 벗어난 거짓말이 더 이상 활개 칠 수 없게 하며, 우리의 줏대를 확고하게 만들어 작은 모순도 지나치지 않고 올바른 길을 선택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교육의 로열젤리’를 먹자고 독려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전 세계에서 이런 로열젤리를 섭취한다면 어리석은 자의 권력, 편협한 자의 권력, 영원한 옛사람들의 권력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프로이트의 말을 인용해 “지성의 목소리는 낮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쉬지 않는다. 수없이 퇴짜를 맞은 뒤, 마침내 지성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이 인류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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