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베버리지 보고서 외
입력 2022. 12. 3. 01:03
베버리지 보고서(윌리엄 베버리지, 김윤태 등 옮김, 사회평론아카데미, 2만원)=‘복지국가의 청사진’이라 불리는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가 영국에서 첫선을 보인 지 80년 만에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이 보고서는 영국 정부의 사회보험과 관련 서비스에 관한 부처 합동위원회에 소속된 윌리엄 베버리지가 1942년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정부 공식 문서다. 정식 명칭은 ‘사회보험과 관련 서비스’.
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헤더 헤잉·브렛 웨인스타인, 김한영 옮김, 와이즈베리, 2만원)=진화생물학자인 저자들은 ‘진화’라는 과학적이고 차별 없는 렌즈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현대 사회의 특징을 조명한다. 저자는 진화 과정을 더듬어서 역추적해보면 작금에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날씨의 세계(트리스탄 굴리, 서정아 옮김, 휴머니스트, 3만1000원)=항법사이자 탐험가인 저자는 우리 주변의 지극히 지역적인 날씨, 이른바 미기후(微氣候) 관점에서 날씨의 세계를 고찰한다. 저자는 우리가 하늘과 바람, 언덕과 거리, 동물과 식물, 이슬방울 등 주변의 경관을 살핌으로써 다가올 날씨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이승원, 돌베개, 1만4000)=인문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이 상품화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소비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러려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오늘의 소비는 내일의 노동을 담보로 하기에 삶의 패턴은 계속 악순환한다. 저자는 삶의 공간을 장악한 이 시스템에 균열을 내자고 주장하면서 그 대안으로 우연한 마주침이 가능한 ‘열린 공터’를 제시한다.
동물권력(남종영, 북트리거, 1만8500원)=동물이 인간의 지배 대상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의 삶을 지구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책. 책의 주인공은 바이러스 폭탄을 가지고 다녔던 원숭이, 군인 194명을 구한 통신병 비둘기, 임종을 예견한 고양이 등 나름의 의식과 판단을 하며 살아간 동물들이다. 환경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저자는 동물이 우리에게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한다.
흡연 여성 잔혹사(서명숙, 이야기장수, 1만7000)=대학 시절부터 담배를 피웠던 저자가 직접 겪고 들은 이야기를 묶은 에세이. 담배 피우는 여성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차별적인 시선이 저자의 건조한 문장 속에 오롯이 투영돼 있다. 책은 2004년 출간됐다가 절판된 후 18년 만에 새롭게 펴낸 개정판.
상식을 넘어선 현실계(니콜라 플루리, 임창석 옮김, 에디투스, 1만6000원)=자크 알랭 밀레의 제자이며 철학자인 저자가 현대 정신분석학의 대가 자크 라캉의 공식 후계자로 알려진 밀레의 사상을 정리했다. 책은 밀레의 사상 진화 과정은 물론, 밀레가 진행한 라캉 강의의 핵심 내용을 담았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유디트 샬란스키, 박경희 옮김, 뮤진트리, 2만3000원)=‘머나먼 섬들의 지도’를 쓴 독일 작가 유디트 샬란스키가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멸망하거나 소멸한 존재들에 관해 쓴 에세이. 저자는 멸종한 카스피해 호랑이, 사라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아나키, 추기경의 집이었다가 어느 날 무너진 빌라 사게티,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촬영했음이 확실하지만 35개의 조각으로만 남아 있는 무성영화 ‘푸른 옷을 입은 소년’ 등 사라진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부를 이끄는 마음 체력(라진수, 지음미디어,1만7000원)=대기업, 자영업 등을 거치며 경제적 자립을 꿈꾼 저자가 투자 성공과 실패담을 엮었다. 경매를 통한 아파트형 공장 낙찰, 제주 다가구 직영 건축, 자영업, 사모투자, 상가분양권 매입 등. 그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투자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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