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채팅 ‘프사’ 왜 매일 바꾸나 했더니…비대면 시대 팀웍 이렇게 [Books]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2. 12. 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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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 제공 = 카카오]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었던 지난해 항간에서는 회사와 직원 간 재택근무를 둘러싸고 쫓고 쫓기듯 벌어진 기싸움이 전설처럼 퍼졌다. 유례 없는 강도로 근태 관리에 나선 회사가 소프트웨어로 직원들의 원격 업무를 감시하자 일부 직장인이 이에 대항한 ‘안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마우스, 키보드의 움직임이 없을 경우 관리자 화면에 알림이 뜨는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거나, 회사가 하루 단위로 업무 일지를 요구할 시 미리 만들어놓은 보고서를 여러 날에 거쳐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과도기를 거친 원격근무는 오늘날 뉴 노멀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020년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 317곳 중 74%가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은 10년 이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를 재택 근무자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고 트위터, 닐슨리서치, JP모건체이스, UBS 등 셀 수 없이 많은 회사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20년 가까이 원격근무와 글로벌 조직체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가상 환경에서의 업무와 글로벌 시장 확장, 디지털 전환 등과 관련해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던 그는 어느 날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원격근무에 대한 자료는 넘쳐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비대면 근무로 인한 유대감 저하, 화상회의로 인한 피로감, 글로벌 팀워크에 대한 리더십 등 단순 정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리모트워크 레볼루션 세달 닐리 지음, 신솔잎 옮김, 청림출판 펴냄
책은 원격 근무 시대가 도래했으나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전세계 리더와 직장인을 위해 준비한 실질적인 가이드다. 저자 혼자만의 고민이 아닌 심리학, 사회학,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를 빌려와 설득력을 더했다. 기업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실무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모니터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일년에 가끔씩 보는 동료와 신뢰를 쌓는 것이 가능할까. 신뢰란 상대방의 말과 행동, 결정이 나에게 확신을 주는 과정이다. 서로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등 공적 사적인 분야를 넘나들면서 관계를 쌓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비대면 근무 형태에서도 팀원들과 유대감을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조언한다. 팀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 즉 성격이나 행동패턴, 업무상황에 대해 관찰하다 보면 훨씬 효과적으로 신뢰가 쌓인다. 회의에서의 발언, 이메일 또는 채팅, 기타 플랫폼에서 사진, 영상으로 자기 자신을 노출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하나의 지역이 아닌 전세계로 팀 규모가 확장된 점도 마찬가지다. 영미권에서 자라난 사람이라면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예의다. 자신감과 정직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눈을 똑바로 마주치는 행위는 종종 무례하거나 고깝게 여겨진다.

눈맞춤부터 시작된 문화적, 언어적 차이는 아침인사, 의사결정, 결재 등 광범위한 사안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책은 원격근무 환경에서 팀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어가 유창한 직원이 팀 내 분위기를 ‘장악’하는 것을 자제시키고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팀원의 참여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열린 태도를 유지해 포용의 자세를 지니고 서로에게 배우는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

“팀원들의 상황을 직접 보고 들을 기회가 없는 환경에서는 아주 미세한 균열이 조금씩 자라나, 결국 팀을 무너뜨리고 난 후에야 뒤늦게 그 존재를 알아챈다. 따라서 비대면 리더는 눈앞에 나타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격근무 팀을 이끄는 리더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존재감이 넘치는 리더십에서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을 때에도 직원의 역량과 권한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인트다. 지위가 아니라 강점을 중요시하고, 팀이 성취해야 할 공동의 목표를 강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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