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압 투입 동일 기종 장갑차·헬기 전시 추진 ‘논란’
[KBS 광주] [앵커]
광주시가 5·18 당시 계엄군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기종의 탱크와 헬기 등을 국방부로부터 가져와 전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5·18 교훈을 되새길 역사적 사료라는 시각과 희생자들에게 트라우마 등 2차 가해가 될 거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5·18 당시 계엄군은 탱크와 헬기 등 중화기를 앞세워 광주를 진압했습니다.
당시 쓰였던 것과 동일 기종의 군 장비가 40년이 지나 폐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9월 국방부가 광주시에 폐기된 장비를 가져가 활용할 건지 물어왔습니다.
광주시는 5·18 정신 함양의 사료로 쓰기 위해 군 장비 이전과 전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전해 올 장비는 500MD 헬기와 M47 전차, 당시 시민군이 썼던 것과 같은 APC 장갑차 등 모두 5대입니다.
광주시는 이곳 5·18자유공원에 80년 5월 당시 광주에 투입된 것과 동일 기종의 군 장비를 전시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양평 군 부대에서 광주까지 옮겨올 이전 비용과 향후 전시공간 마련 등에 소요될 예산 1억 5천만 원을 책정해 최근 시의회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내렸습니다.
'국가 폭력의 흉기이자 도구'인 헬기와 장갑차 등의 전시가 5·18 희생자들에게 트라우마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정다은/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 "(5·18) 참가자들이 아직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이분들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 전쟁 흉기를 직면했을 때에 소화하실 수 있을 정도로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고..."]
5·18 단체는 2차 피해 유발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비극적인 5·18의 역사를 되새기는 사료적 측면에서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황일봉/공법단체 5·18부상자회장 : "앞으로 역사적인 치유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탱크나 헬리콥터, 장갑차 이런 것들을 설치해서 더욱 높은 수준의 민주화 정신을 선양하는 쪽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5·18의 교훈을 되새길 역사적 사료냐, 또 한번 아픈 상처를 들춰내는 흉기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
공론화를 통해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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