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혁명기, 미지의 도시를 찾는 여정[책과 삶]

원청
위화 지음·문현선 옮김
푸른숲 | 588쪽 | 1만8500원
1900년대 초,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부잣집 도련님 린샹푸는 어느 날 자신의 집에 하룻밤 머물기를 청한 아름다운 여성 샤오메이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혼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샤오메이는 린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금괴를 들고 사라진다. 몇 달 뒤 배가 볼록해진 샤오메이가 나타나지만 딸을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라져버린다. 재산을 처분한 린샹푸는 젖먹이 딸을 안고 아내의 고향인 ‘원청’을 찾아 떠난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어느 누구도 ‘원청’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
중국 작가 위화의 신작이자 첫 전기(傳奇) 소설인 <원청>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설 <허삼관 매혈기> <인생> 등을 통해 ‘보통의 삶’을 예찬했던 그는 8년 만의 신작인 <원청>에서도 평범한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때는 대격변기다. 이 시기 청나라로 대변되는 구시대가 저물고 중화민국이라는 신시대가 떠올랐다. 천재지변과 전쟁 환란과 도적질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지의 도시를 찾는 주인공에겐 가혹한 운명이 기다린다.
<원청>은 근대 중국을 문학으로 재현해 온 위화에게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허삼관 매혈기>로 1960년대 문화대혁명기를, <인생>으로 1950년대 대약진운동기를 그렸다면 <원청>을 통해서는 1900년대 초반 신해혁명기를 펼쳐낸다. 수십 년에 걸친 장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데 무려 23년이 걸렸다. 600쪽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위화 특유의 해학과 익살 덕분에 술술 읽힌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모든 사람의 가슴에는 원청이 있다”는 어느 독자의 말을 전했다. 린샹푸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가슴 속 원청에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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