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같다가 영하 10도로 뚝... 올겨울 내내 ‘롤러코스터 날씨’
지난달 30일 전국에 한파(寒波) 경보가 내려지면서 거리엔 냉기(冷氣)가 가득했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과 비교해 15~20도가량 떨어진 것이다. 전날까지 완연한 가을을 즐기던 시민들은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몸을 움츠려야 했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내려가는 등 급작스러운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발령된다. 이날은 그 정도가 심했다. 기상청은 “현행 한파경보는 2010년 개정한 기준을 따르는데 이 기준으로 전국에 일제히 한파경보가 동시에 내려진 건 처음”이라고 했다. 지역별로 내린 적은 있었지만 전국 동시는 처음이란 설명이다.
30일 서울 아침 기온은 영하 6.9도, 체감온도는 영하 12.5도까지 떨어졌다. 전날 아침 체감온도(7.4도)와 비교하면 20도가량 급락했다. 강원 설악산은 최저 영하 17.5도, 체감온도 영하 27.5도까지 떨어졌다. 이후로도 일 최저기온은 평년(최근 30년 평균) 값을 훨씬 밑돌았다. 서울 최저는 1~2일 각각 영하 9.4도, 영하 7.6도로 평년 영하 0.6도, 영하 1.1도와 비교하면 낙폭이 컸다.
최근 추위가 어색한 건 11월 하순이 ‘초여름’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포근했기 때문이다. 일 평균기온은 물론, 최저·최고기온이 평년값보다 10도 이상 높은 날도 있었다. 절기상 소설(小雪)이던 11월 22일은 평년 최저기온이 1.7도인데 그날 서울 최저는 7도까지 올라갔다. 21~29일 매일 평년 기온을 2배 이상 웃돌던 훈훈한 날씨는 11월의 마지막 날을 기점으로 돌변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6월의 이른 무더위에 이어 올겨울도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래 11월 하순에는 ‘북극 한파’로 불리는 시베리아 고기압 찬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늦가을 추위’가 찾아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주위 제트기류에 막혀 북극 상공에 한동안 갇혀있었다. 그 사이 남쪽으로는 이동성 고기압이 중국으로부터 실어나른 온난한 서풍(西風)이 많이 유입되면서 ‘늦가을 더위’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베리아 고기압이 최근 일거에 한반도로 진격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이 북극 찬 바람이 북극에 머물면서 더 차가워졌고 그 냉랭한 공기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면서 수은주를 대폭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겨울 최근 벌어진 ‘롤러코스터형’ 날씨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냉랭한 시베리아 고기압과 온난한 이동성 고기압이 돌아가면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찬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 강추위가 이어지고,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남쪽이나 북서쪽에서 냉기가 덜한 바람이 한반도로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날씨가 풀리게 된다. 올여름 한반도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만든 원인이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이었다면 시베리아 고기압은 정반대에 놓인 기단(氣團)이다. 현재까진 이 두 고기압 세력이 서로 한반도 상공에서 자웅을 겨루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번 겨울 날씨가 널뛰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번 주말도 잠시 평년 기온을 회복했다가 하루 만에 기온이 5도 이상 떨어지며 강추위가 닥칠 것으로 예보됐다. 2일 낮부터 토요일인 3일까지 기온이 점차 올라 평년 기온을 회복하고, 한파 특보도 해제되겠다. 3일 새벽부터 낮 사이 수도권과 강원도에 가끔 비 또는 눈이 내리겠고, 밤부터 전라·경남권과 제주도엔 가끔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3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5도, 낮 최고기온은 5~13도다. 일요일인 4일 아침은 기온이 전날보다 5도 이상 떨어지겠다.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중부지방이 영하 15도 안팎, 남부 지방은 영하 10도 안팎으로 내려간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영상 5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1도~영상 10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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