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ON’ 꼭두새벽, 5인 4교대로 1,500kW 고압 전선 점검하는 ‘전기인’ 조명

손봉석 기자 2022. 12. 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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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2일 오후 10시 50분 KBS1 ‘다큐ON’에선 꼭두새벽, 5인 4교대로 1,500kW 고압 전선 점검하는 이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지난 여름 역대급 폭우로 초토화된 서울 관악구 일대에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 가장 먼저 나타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바로 70여 명의 서울 지역 전기기술자들이다.

원래 긴급 전기 보수를 원했던 100가구를 위해 왔던 이들은 이날 하루만 200가구가 넘는 가구에 긴급 재난지원 활동을 벌였다. 수해로 인한 1차 적 인명 피해 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누전, 감전으로 인한 2차 인명 피해다.

감전 사고가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으로 종일 무료 전기복구를 해주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연간 평균 1만 건 가까운 긴급 전기복구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다.

KBS 제공



전기가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전국 각지에서 전기 안전을 지켜주는 이들 전기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전기인들을 만나본다.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의 야구장은 프로야구 야간경기의 열기로 뜨겁다. 대낮 같은 밝은 불빛 아래서 선수들의 경기는 물론 열정적인 응원까지 즐길 수 있는 프로야구 야간경기의 문화는 전기 없이는 불가능하다.

야구장의 조명타워와 전광판 그리고 음향 장비들은 물론 전기로 작동되는 소방시설까지 관리하는 이들은 바로 잠실야구장의 전기인들이다. 그중에서도 20년 넘게 잠실야구장의 전기시설을 관리하는 차기용씨와 손정완씨는 야구 시즌 중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달빛 아래 퇴근하면서도 ‘한국 프로야구의 메카’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에 산다.

이들이 퇴근할 즈음, 일을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지하철의 전기 안전을 담당하는 이들이다. 자정이 넘어 막차가 지나고 전체 노선의 선로에 흐르는 전류가 끊어진 새벽 2시쯤, 한 칸짜리 모터카에 올라 전 구간의 전선을 점검하는 ‘극한프로젝트’가 시작된다.

KBS 제공



특히 4호선의 지하철 전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동작전기관리소 5인방은 4교대로 근무하며 1,500kW의 고압이 흐르는 전선을 일일이 점검하며 밤을 지새운다.

그런가 하면 포항 토박이 김경욱 씨는 외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울릉도와 독도의 열악한 전기시설을 지키고 있다. 발전기가 멈추면 모든 일상이 멈추는 곳, 예측 불가능한 기후 때문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나오기도 어려운 독도를 30년간 오가며 지켜온 그는 울릉도와 독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오늘도 전기 안전으로 독도를 지키고 있다.

한국 전기 기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 전기팀도 있다. 한 건설업체의 전기팀 양동하 부장은 10년 전 롯데월드타워 시공팀에서 일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세계적인 수직 도시인 롯데월드타워는 평균 상주인구 약 5만명에 달한다. 많은 이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한 전기설계는 최첨단 설비와 공법이 필요했다. 하지만 양동하 씨의 전기팀은 열정과 끈기로 마침내 세계적인 전기설계의 국내 시공에 성공했고 한국 전기인들의 자랑이 됐다.

그러나 전기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망률이 가장 높은 위험한 대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기인들이 활동하는 현장에서는 아직도 원인불명의 전기사고 발생률이 30% 가까이 된다. 이 분야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일본 후생성이다. 후생성 산하 전기안전연구소를 정전기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메카로 만든 이는 한국인 최광석 박사. 그는 고도화된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정전기 원인의 사고가 전기인들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KBS 제공



아직 우리 사회는 전기인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전기인들의 작업환경에는 불안 요인이 많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활에 밀착된 기술로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어 좋다’는 생각으로 이웃들의 일상과 안전을 지키는 수많은 전기인들이 있다.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감당하는 이들의 훈훈한 이야기가 추워지는 계절,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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