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 풍향계’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바뀌나
바이든 “인종 다양성 반영을” 제안
지도부, 수용 땐 2024년부터 적용
미국 아이오와주가 대선 풍향계로서의 역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인종적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하는 주를 첫 대선 경선지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안서에서 “유색인종 유권자들이 투표하기도 전에 후보들이 작은 주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뒤 중도에 하차하는 사례가 50년 넘는 기간 동안 너무나 많았다”면서 “유색인종의 목소리가 대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훨씬 더 일찍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정 지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주는 인구가 300만명 남짓한 작은 주지만 반세기 가까이 민주당의 첫 경선을 치르면서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 전체 백인 비중이 69%인 데 반해 아이오와주의 백인 비중은 90%로 민주당의 주력 지지층인 유색 인종의 의사가 과소 대표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 당직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2024년 2월6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시작해 2월13일 뉴햄프셔와 네바다, 2월20일 조지아, 2월27일 미시간 순으로 치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인구 520만명인 주로, 등록된 민주당 당원의 절반 이상이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아이오와를 포함한 초반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패했으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DNC의 규정 담당 위원회는 앞으로 2~3일간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 당직자들이 전통적으로 대통령을 예우하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 방식 중 코커스를 없애 유권자 참여도를 높이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코커스에서는 유권자가 공개적으로 선택을 하고 엄청난 시간을 쓰는 탓에 시간제 노동자 등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갈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코커스는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 당원대회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비당원도 신청만 하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아이오와주 경선은 코커스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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