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만 반짝…홍콩 경매도 주춤
티라노 뼈대 경매 취소되고
산유 160억 정물화도 취소
전년 판매에 못미치는 결과
니콜라스 파티는 80억 돌파
나라·야요이도 고가에 낙찰
11월 30일 밤 열린 크리스티의 홍콩 이브닝 경매의 매출은 총 8억1780만 홍콩달러(136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5월 달성한 14억 홍콩달러(2337억원), 작년 12월 달성한 15억 홍콩달러(2504억원), 2021년 5월의 16억 홍콩달러(2671억)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출품작 68점의 숫자도 지난 경매에 못 미치는 숫자다.
초고가 출품작 여러점이 사전 취소되거나 유찰된 영향이 컸다. 티라노사우루스 셴의 뼈대는 완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경매 표지를 장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소가 됐다. 8500만~1억 홍콩달러(142억~167억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산유의 1940년대 걸작인 ‘Potted Prunus’는 경매 직전 출품이 취소 됐다. 자오우키(6800만~9800만 홍콩달러)와 우관중(1900만~2500만 홍콩달러) 등 20세기 인기 화가의 작품도 유찰됐다.
아트넷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불안 속에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수요일 밤 경매는 또한 중국이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의 불안정한 상황을 배경으로 열렸다”면서도 “젊은 작가들의 도전적인 작품은 여전히 강했다”고 해석했다.
20세기/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는 사전 판매 예상의 하한을 조금 웃도는 6억7800만 홍콩달러(1132억원)로 마감했으며, 낙찰률은 84%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요시토모 나라의 ‘선물’(1994년)이 7190만 홍콩달러(920만달러)에 팔렸고, 아트넷 프라이스 데이터베이스(Artnet Price Database)에 따르면 2004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단돈 20만9600달러에 팔렸을 때의 거의 44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구사마 야요이의 2006년작 ‘인피니티 네트(TWHOQ)’도 치열한 입찰 끝에 5300만 홍콩달러(88억원)에 팔렸다. 이 작품은 크리스티 홍콩 세일에서 마지막으로 판매된 2019년에 비해 판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번 경매에서 크리스티는 소더비의 ‘더 나우’에 맞서 초현대미술 작품을 엄선한 ‘포스트-밀레니엄 이브닝 세일(Post-Millennium Evening Sale)’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17점을 출품해 1억1250만~1억6400만 홍콩달러의 추정가를 예상했다. 이 경매의 총매출은 1억3962만9000 홍콩달러(233억원)로 집계됐다.
이 경매에서는 1980년생 슈퍼 스타 니콜라스 파티의 2018년작 ‘푸른 일몰(Blue Sunset)’이 작가의 경매 신기록을 경신하며 기염을 토했다. 작년 11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달성한 기록을 뛰어넘은 5200만 홍콩달러(87억원)에 팔았다. 1996년생 한국계 작가 애나 박은 종이 작품인 ‘Is It Worth It’을 380만 홍콩달러(6억3400만원)에 팔아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일본의 무라카미 타카시의 ‘손잡이’(2015년)는 사전 판매 예상의 하한가보다 낮은 1070만 홍콩달러에 팔렸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조각 ‘꿈의 사자(Yume Lion)’은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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