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당뇨병 땐 꼭 췌장암 검진을
가족력·만성 췌장염환자 등 체크
주기적인 췌장암 정기검진 필요
13.9%로 낮은 췌장암 5년 생존율
조기 발견 땐 완치율 ‘두 배’ 가능
“50세 이상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했을 경우, 형제자매 중 췌장암 병력이 있는 경우, 만성 췌장염 환자 등의 경우 주기적으로 췌장암 진단을 해야 합니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완치율을 두 배로 높이는 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췌장은 길이가 15㎝ 정도, 무게는 100g 정도인 가늘고 긴 모양의 장기이다. 주로 소화효소 분비와 혈당조절 기능을 한다. 췌장암은 한국 암 발생 순위 8위이며, 사망자 숫자로 보면 5위이다. 연간 7000여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지난 20년간 다른 암의 5년 생존율은 많이 높아져 최근 전체 암종의 평균이 70%를 넘어섰다. 하지만 췌장암은 10%를 겨우 벗어나 13.9%로 나타났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중앙대광명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2일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별로 없는 등의 이유로 보통 진행이 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증상만으로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복부 통증·황달·체중감소·소화 장애·당뇨병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조기 검진과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췌장암은 특히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진단 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조기진단 후 수술을 통한 완치율은 최근 40%대 중반까지 높아졌다”면서 “국민에게 췌장암 질환을 제대로 알리고 조기진단을 끌어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의 연령 분포는 70세 이상이 50%를 넘고 80세 이상이 20% 정도다. 고령 환자의 수술 치료에는 여러 가지 고려점이 있겠지만, 60대는 물론 70대에도 수술을 비롯해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생존율 및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이다.
췌장암의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당뇨병, 비만, 만성 췌장염, 음주 등이 꼽힌다. 김 대표는 “췌장암 의심증상으로는 복부팽창, 황달, 당뇨 등이 있지만 이들 증상이 보이면 이미 늦었다”면서 “50세 이상, 췌장암 가족력, 흡연, 당뇨, 만성췌장염 등의 조건에 한 가지 이상 부합된다면 일 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부CT, MRI, 초음파내시경 중 한 가지를 시행하면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췌장암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만큼 무조건 공포의 암으로만 여길 필요가 없다”면서 “앞으로 국민인식 개선 외에도 췌장암 정복을 위해 학술연구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암 진단 능력 향상, 수술 전후 항암 치료 발전, 수술 합병증 예방 및 치료 발전, 내시경 시술의 발달 등은 췌장암 극복의 청신호이다.
췌장암네트워크는 올해 슬로건으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를 내걸었다. 지난달 17일 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민건강 캠페인 행사를 열었다. 김 대표는 “췌장암은 혼자 싸워서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암이기 때문에 의료인, 환자·보호자뿐 아니라 관련 정책 입안자 등이 힘을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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