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 상대 '반협박' 문구도…정부 180쪽 '행동매뉴얼' 보니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 대응은 강경합니다. 관련 장관들의 공동 담화문부터 업무개시명령까지, 대응도 빠른 편입니다. 저희가 취재를 해봤더니 미리 준비한 상세한 매뉴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매뉴얼에는 화물 노동자 가족들에게 파업을 계속하면 계약이 깨지고 가장이 다시 일자리를 잡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원고도 있었습니다.
이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같은날 대국민 담화를 내놨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1월 24일) :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운 이기적인 운송 거부를 강행하고 있는 겁니다.]
28일엔 위기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올리더니, 다음날엔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11월 30일) :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법에서 정한 제재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빨리 움직인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JTBC가 확보한 180쪽 분량의 육상화물 운송분야 현장조치 행동매뉴얼' 입니다.
국토교통부가 표준을 만들고 다른 부처과 기관들이 내용을 더했습니다.
이들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특히 화물 노동자와 가족에게 말할 때 쓰는 원고까지 있습니다.
파업을 계속하면 계약이 깨질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가장이 다시 일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돼 있습니다.
[김재광/화물연대 교육선전실장 : 마치 범죄자에게 처벌을 받게 될 거라고 고지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심지어 가족까지 심각한 고통을 주고 불안하게 만드는 명백한 폭력이고 인권침해입니다.]
정부는 매뉴얼이 작성된 것은 맞지만 모든 내용이 그대로 실행되는 것은 아니며 전화 호소문은 예시일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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