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대 빚 41% 급증 등 벌어진 빈부 격차, 보호대책 강구해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 3월 기준 국내 가구의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가구의 57.3%가 은행 등에 빚을 지고 있고, 이들의 부채 규모는 평균 1억1879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40대 가구주가 평균 1억232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 가구가 1억2381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29세 이하 가구주의 빚이 5014만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젊은층이 ‘영끌’ 대출을 받아 대거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25%로 지난 1년3개월 새 2.75%포인트 올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연 3% 수준이던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8%에 육박하고 있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억원 대출자라면 이자로만 연간 1000만원 안팎을 내야 한다. 거기에 부동산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최근 26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아파트 단지가 속출한다. 그동안 오른 집값은 떨어져야 마땅하지만, 이 과정에서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의 파산은 개인의 불행으로 그치지 않는다.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로 이어져 경제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 1년 이내에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이 “높다”고 답했다.
빈부 격차도 지난 1년 새 더욱 커졌다. 올 3월 기준으로 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2억910만원으로 하위 20% 가구(1억7188만원)의 7배로 지난해(6.8배)보다 벌어졌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처분가능소득 기준)도 지난해 0.331에서 올해 0.333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저소득층의 소득과 자산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은 늘어나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고, 사회 복지와 안전망을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소득·자산 불평등도 더 이상 방치해서는 곤란한 단계에 이르렀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무너지는 것이 공동체의 속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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