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23%↓ 교촌 17%↓…월드컵 땐 힘 못 쓰는 월드컵 수혜주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2. 12. 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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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손흥민이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모처럼 저녁 황금시간대에 경기가 잡힌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로 치킨집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전통적인 월드컵 수혜주로 분류되는 치맥(치킨+맥주)주의 주가는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회성 이벤트격인 월드컵 한국 경기들로 인한 관련 기업의 실적 증가폭이 크지 않은 만큼 테마주 성격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전고점인 지난달 21일 2350원에서 이날 1650원까지 2주간 29.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0.61%를 크게 밑도는 숫자다.

제주맥주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적인 월드컵 수혜주로 언급됐다. 실제로 지난달 초 1485원에서 출발한 제주맥주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21일까지 57.2%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이 개막하자 주가가 20% 넘게 빠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다른 월드컵 수혜주들의 주가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 마니커 등 닭고기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치킨주 역시 월드컵 개막 전에는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0월 13일부터 5주 동안 46.4%가 올랐지만 개막식이 열린 21일 22.8%까지 떨어졌다. 마니커 역시 지난 9월 28일에서 두 달 사이 49% 상승하다 23.4% 하락했다.

지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과 달리 이번 월드컵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길거리 응원전이 다시 펼쳐지는 등 국민적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 중계시간도 한국시간으로 새벽 시간대를 피하면서 월드컵 개최 이전부터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치킨집에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앞두고 시민들이 구매한 치킨들이 포장돼 배달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치킨집의 매출은 껑충 뛰었다. 한국과 가나의 H조 조별예선 경기가 열린 지난달 28일 교촌치킨의 전국 매장 매출은 전주대비 150%, 전월대비 160% 증가했다. 치킨이 2배 넘게 팔렸다는 의미다. 제너시스BBQ 그룹과 bhc치킨의 매출도 전주 대비 각각 190%, 312%나 뛰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치킨집의 호황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치킨 프랜차이즈의 매출 증가가 구조적인 성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와 맞물린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루 반짝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분기 또는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수혜주도 단순히 기대감만을 반영해 주가가 올랐다가 막상 재료 노출 이후 하락하는 테마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테마주의 경우 금방 끌어올렸다가 금방 식는다. 좀 길게 가는 종목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보통 주기가 길지는 않다”며 “단기간의 매출이 실적 개선에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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