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건강 관리 소홀하면 골병 든다. 고혈압·고지혈증·빈혈·우울증·피로 찾아와”

이승구 2022. 12. 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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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고혈압 예방 위해 국물 먹지 않기, 적정 체중 유지, 운동, 절주‧금연해야”
“고지혈증, 남성이 발생 빈도↑…20대 중반부터 4년에 1번 검사 실시 권유”
“빈혈, 여성에 빈번하게 발생…철분제 복용해 ‘헤모글로빈 수치’ 회복해야”
“우울증, 혼자 해결하려면 더 악화…의료진과 상담 통해 심신 건강 챙겨야”
“피로, 특별한 약 없어…체력 한계 인정 후 우선순위 정해 스트레스 줄여야”
20~30대는 젊다고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20~30대 청년층은 젊다는 것을 핑계 삼아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요즘 청년층은 취업과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음주와 흡연 등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빈혈, 우울증, 피로 등 5개 질환은 20~30대부터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 문제인 데다가 이들은 만성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혈압’은 약을 먹거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혈압 수치를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면서 혈관 압력이 가장 높아질 때인 ‘수축기(최고) 혈압’과 혈액을 빨아들이면서 혈관 압력이 가장 낮아질 때인 ‘이완기(최저) 혈압’으로 나뉜다. 건강한 사람의 정상 혈압은 120/85㎜Hg 미만이다. 

만약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을 넘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정상 혈압과 고혈압 사이에 있으면 경계혈압이라고 부른다. 

청년층도 혈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20~30대 청년층 25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각각 130mmHg, 80mmHg 이상일 경우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약 20% 증가했다. 이 위험은 혈압이 높아질수록 심하게 증가했다. 다만 고혈압약을 복용하며 혈압 수치를 잘 조절하면 위험도가 정상 인구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간혹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지속해야 할 것을 걱정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약을 복용하거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정상 혈압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20대 중반의 남성은 4년에 한 번 ‘이상지질혈증’ 검사받아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피검사에서 확인되는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등 4가지 수치 중 하나라도 이상 소견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국내 20~30대 청년층 250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dL 이상일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위험도도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다. 

박상민 교수는 “20~30대도 이상지질혈증 소견이 있으면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이상지질혈증 발생 빈도가 높고,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도 높다”라고 지적했다. 

남성은 20대 중반부터 4년에 1번씩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받는 게 좋고, 여성은 40세 이상부터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포함된다. 

남성은 20대 중반부터 4년에 1번씩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빈혈’ 증상이 있다면 철분제를 복용해 헤모글로빈 수치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빈혈은 피검사로 얻어지는 헤모글로빈 수치로 확인한다. 여성은 12g/dL, 남성은 13g/dL 미만일 때 빈혈을 진단한다. 20~30대 여성 10명 중 1명에게 빈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철 결핍성 빈혈’이 가장 흔하다. 이 경우 철분제 복용만으로 쉽게 치료된다. 일반적으로 2~3달 복용하면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빈혈은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장기간 지속되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라며 “빈혈을 발견하면 철분제를 빠르게 복용해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우울증’ 증상 있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의 우울·슬픔·절망이 지속되는 경우 우울증을 의심한다. 

박 교수는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돌봐야 한다”라며 “많은 환자가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지 걱정하면서 병원에 오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의료법상 정신건강 관련 진료기록은 본인의 동의 없이 열람이나 회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은 우울증이나 만성 피로에 대해서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울러 ‘만성 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업이나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스트레스를 체력이 감당할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최근 10년 새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이들이 병원에 내원하면 먼저 피검사를 통해 빈혈, 간 기능 저하, 내분비 문제, 갑상선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한다. 간혹 숨어있는 결핵 같은 감염이 의심되면 흉부 엑스레이를 실시해 확인한다. 대부분 피검사나 흉부 엑스레이에서 정상 소견이 나오는데, 이 경우 수면이나 정서의 문제를 검토한다. 

박 교수는 “모든 것이 정상인 경우 ‘체력 저하’가 주원인이다. 청년들은 종종 체력에 비해 과도한 일이나 스트레스를 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커피를 복용하면서까지 체력을 쥐어짜 맡은 일을 감당하려 한다”라며 “이런 경우 자율신경기능이 저하돼 기능성 위장장애나 어지러움, 손발 저림, 만성 피로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성 피로에 특별한 약은 없다. 우선순위의 재설정이 중요하다. 체력의 한계를 인정한 후, 정말 중요한 일 4가지를 위해 잠시 위임·포기할 8가지 일을 선택하는 식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라며 “이렇게 일과 스트레스를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춘 다음 운동을 통해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 3~6개월 정도 운동하면 체력을 높이고 자율신경계를 회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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