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정지우 감독이 '썸바디'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

김지혜 입력 2022. 12. 2. 18:03 수정 2022. 12. 7. 1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기괴한 멜로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또한 소통하고 싶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썸바디'를 만든 정지우 감독의 변이다.

지난달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썸바디'는 시청자들의 격렬한 저항과 부딪히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관계 묘사가 너무 극단적이고 불편하다', '인물들의 행동이 공감이 안된다' 등의 불호 반응이 쏟아졌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고 소통하는 과정의 시작부터 파국까지 다룬 이 작품이 정작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절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연 '썸바디'는 실패한 작품일까. 연쇄살인마와 아스퍼거, 무당 등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드라마인 만큼 인물 표현에 있어서도 전형을 피해 간다. 일반적인 드라마 문법에서 익숙하지 않은 전개도 저항감을 가중시킨 면이 있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과감했지만, 결말이 주는 충격도 상당하다. 감독이 선택한 결말은 여러 관계에 얽힌 주인공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일 수도, 인간의 본성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썸바디'는 틀린 작품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다. 정지우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것도 다양한 인간들의 다른 형태의 관계 맺음에 대한 통찰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해피엔드'로 데뷔해 '모던보이', '사랑니', '은교', '4등', '침묵', '유열의 음악앨범'까지 그가 영화에서 보여준 여러 관계와 감정들을 생각해봐도 '썸바디'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는 작품처럼 여겨진다.

정지우 감독은 데뷔 이래 첫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했다고 했다. '썸바디'는 표현 방식과 길이의 제한이 없을 때 연출자의 작품을 향한 욕망이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에는 '썸바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Q. 이 소재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A. OTT에서 원체 이 장르(스릴러)가 흥하지 않았나.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또한 데이팅 앱과 연쇄살인마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다르게 해석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안 해 본걸 하니까 흥미진진하고 재밌더라.

Q. 원래 기획이 있었고, 초고(한지완 作)도 있는 상황이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나?

A. 처음 기획은 연쇄살인범이 앱을 이용해서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다니는 것이 더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각본(한지완 작가와 공동집필)을 다시 쓰면서 세 여성이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이야기에 더 힘을 줬다. 그리고 기괴한 멜로라는 표현을 했는데, 초고에도 멜로드라마적인 성격이 있었지만 완성된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짙어졌다 볼 수 있다.

Q. 윤오(김영광), 섬(강해림), 목원(김용지), 가은(김수연) 등 주인공의 이름이 독특하다. 특히 윤오는 이소라의 노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이름이다. 혹시 거기에서 따온 것인가?

A. 아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초고에 있는 그대로 썼고, 목원만 내가 만든 이름이다. 이소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나도 아주 좋아하는 노래다. 그 노래 가사에서도 윤오가 상처를 주는 인물로 나오지 않나.

Q. 데이팅 앱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보니 관련 정보를 많이 찾아봤는지 궁금하다. 또한 어플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 현실인데?

A. 앱을 통한 여러 문제, 사건, 사고 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는 유혹과 기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치 판단 이전부터 이것을 굉장히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는 세대가 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면 정말 이상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앱은 우리가 말하는 '날카로운 칼'처럼 너무 유혹적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데이트 앱 사기:당신을 노린다') 중 데이팅 앱으로 만난 남성에게 사기를 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있다. 그 다큐의 결말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앱으로 만난 남자에게 엄청난 피해를 당한 여성이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저는 아직도 (앱에서) 사랑을 찾고 있어요"라고 한다. 그게 문제니까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혜롭게 사용할 방법을 찾는 수밖에. 이게 내 생각이다.

Q. '썸바디'는 역설로 이루어진 작품처럼 느껴졌다. 트렌디한 사무실과 철거되는 오래된 건물, 앱과 무당, 아스퍼거가 개발한 데이팅 앱 등 여러 대비가 흥미로운 이야기와 사건으로 연결된다.

A. 그렇게 부딪히는 역동성이 굉장히 좋은 동력이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고, 그 기대를 배우들이 잘 채워줬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무당이 자기의 개인적인 취향(동성애)으로 인해 접신하는 순간 내면이 부딪힐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건 우리 일상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일 아닌가. 가벼운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이게 맞는 거 같은데, 나는 하기 싫은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부딪힐 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좋은 재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Q. 소재가 소재다 보니 폭력과 성 묘사의 수위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A. 소재나 이야기상 폭력적인 것은 피할 수는 없지만 모사(模寫) 관점으로는 보이지 않기를 원했다. 성적인 묘사의 경우 더 균형 잡힌 형태의 묘사를 하고자 했다. '균형 잡힌 묘사'란 말도 조심스럽긴 한데 한마디로 대상화하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여자든, 남자든. 넷플릭스는 제약을 주지 않기 때문에 표현이 자유롭기는 하지만 이야기에서 필요한 부분만 묘사를 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다.

Q. 남성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에 여성을 다루는 묘사에 있어서 과하게 비판받는 경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썸바디'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세 여성 캐릭터의 묘사였다. 그들의 직업과 생활, 사랑에 대한 묘사가 풍부하게 이뤄져 있고 특히 각자의 내면과 자아, 은밀한 성적 욕망까지도 솔직하게 표현된 것이 좋았다.

A. 세 친구가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각각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자기가 바라는 것을 해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리고 싶었고 노력을 했다. 완성본에 나온 것보다 더 많은 분량을 찍었는데 약간 동어반복의 뉘앙스가 되는 면이 있더라. 분량이 좀 더 길었다면 윤오의 지난 1년을 좀 더 자세하게 그려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어는 근본적으로 세 친구기 때문에 거기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악당의 내적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Q. 4회에 등장한 아가페와 김섬의 번개 시퀀스는 섬뜩했다. 장르의 연출 문법으로 성공한 시퀀스라고 볼 수 있지만, 보는 이에게 공포와 불쾌감을 선사할 만큼 지나치게 길다는 느낌도 받았다.

A. 자극을 위해 넣은 장면은 아니다. 그 장면의 목표는 조소(嘲笑)였다. 그 모임에 온 남성들이 나중에 언론에 이야기하는 내용을 통해 그들을 조소하고 그 상황을 풍자하고 싶었다.

Q. 후반부의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는 을지로 철거 현장의 로케이션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A.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을지로 일대의 현장을 둘러보고 나서 홀딱 반했다. 드라마의 공간으로서 그곳을 꼭 담고 싶었다. 그 일대는 IMF 이전 경제 활황기 때 사람의 머리를 밟아야 골목을 지나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번영한 상가들이 있었다. 먼 지방에서도 재산 있는 사람은 세운상가에서 가전을 사고, 그 옆에서 귀금속을 사고했다더라. 헌팅지로 가봤는데, 믿어지지 않은 비현실적 공간이 됐더라. 이 공간의 구조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런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세운 상가 옥상에 올라 가보니 맞은편에는 비원이 있더라. 이걸 싹 밀고 이제 새 건물을 지을 텐데 아쉬웠다. 우리 드라마에 자문해주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공간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영광이 건축사무실에 인턴을 일주일 정도 했다. 팀의 한 일원으로 현장도 체험하고 직업에 대한 이해도 키우는 등 촬영할 준비를 제대로 했다.

Q. 기은은 그 위험한 공간에 왜 혼자 갔을까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도 크다.

A. 제가 허심탄회하게 물어보고 싶다. 그때 기은의 마음은 뭐였다고 생각하나.(윤오를 잡고 싶은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을 것 같다고 답하자) 맞다. 윤오가 보고 싶고,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간 거다.

Q. 윤오의 전사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주변인들이 부모에 대한 정보를 캐려는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한다. 영화 '4등', '침묵'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각기 다른 화두를 던지셨던 만큼 (연쇄살인마의) 부모에 대한 어떠한 시각을 담으시려 한 건지 궁금하다.

A.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행동할까', '왜 저러지'라고 개연성을 찾아가다 보면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많은 경우, 부모와 연결된다. 그런데 나는 늘 '그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왔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아이가 모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모든 면에서 문제가 없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지 않나. 물론 나보다 더 전문가인 분들의 해석과 분석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도저히 모르겠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일반화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종류의 이야기도 '모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듯이. 뭐가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질문은 남겨두고 싶었다.

Q. 윤오(김영광)가 섬(강해림)을 위해 만든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섬의 사무실과 집의 작업실이 동일한 만큼, 불안하지 않게 똑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준다고 한 윤오는 벽의 한 면만은 자신이 새롭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 공간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거라고 볼 수 있나?

A. 그렇다. 일부터 무대처럼 앞을 열어놓았다. 그곳에서 윤오의 마지막이 장식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실제 그 벽의 디자인과 사이즈 등은 섬의 사무실, 작업실 공간과 똑같이 만든 것이다. 섬의 세 번째 공간을 만들어 준거다. 윤오는 나머지 한 벽은 자신이 만들어줄 거라고 이야기한다. 아직 안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윤오가 갈팡질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섬의 집에서 마지막으로 떠날 때 섬이 '우리의 아지트에 가보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 때 김영광의 연기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이 사람은 왜 나를 이렇게 헷갈리게 하나, 어쩌라는 건지'라는 생각과 함께 갈팡질팡하다 결국 밸런스를 잃는다. 윤오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범행을 이어가는데 실패한 것이다. 반면 섬은 끝내 한 템포 늦게 자기 밸런스를 완벽하게 유지한 상태로 결말을 맺는다. 두 사람에겐 그런 차이가 있다.

Q. 김영광의 열연이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배우였지만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마법을 느꼈달까.

A. 본인이 연기에 큰 갈증을 느끼고 있었고, 정말 몰입해서 (작품에) 들어왔다. 실제 김영광 배우가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자기의 모습을 끌어냈다고 생각했다. 이런 캐릭터가 어찌 보면 클리셰에 빠질 수 있는 함정도 있는데 그걸 지혜롭게 피해 갔다.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해줘서 너무 좋았고 고마웠다.

Q. 그 과정에서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디렉팅을 했나?

A. 예전에 학교(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기 수업을 했을 때 나는 학생들에게 '(연기를) 열심히 하지 말라'라고 가르쳤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의미가 없다. 연기가 짐을 옮기는 건 아니지 않나. 뭔가에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어가 아니라 있는 상태 그대로 그렇게 보인다고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김영광은 배짱 있게 잘 버텨냈다. 그게 불안했다면 뭘 보여주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거의 회차 순서대로 촬영했는데 후반부에 가면 윤오의 상태처럼 김영광도 감정적으로도 위태로워 보였다. 마지막에는 체중까지 너무 빠져서 현재 포스터에 있는 그 얼굴이 됐다. 진짜 고통 속에 있는 인물처럼 보였다. 그런 것들을 시도해내는 과정이 고마웠다.

Q. 최근 영화감독들의 시리즈 연출이 이어지고 있는 흐름인데, 해보니 어떻던가?

A. 촬영일자도 길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연출적으로는 이 관계, 저 관계의 행간을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를 길게 만들 수 있으면, 사람들이 극장에서 못 나가게만 할 수 있다면 큰 스크린에서도 길게 만들고 싶다. 그러나 그게 쉽지가 않으니...아무튼 이번 작품은 길이가 주는 기회가 좋았다.

Q. 긴 호흡으로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어서 다른 점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A.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주위에서 강박적으로 '드라마의 서사는 영화의 서사와는 다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것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글을 쓰면서는 이걸 온전히 잘 해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긴 영화를 만드는 셈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임했다.

Q. 각 회의 엔딩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A. "회차의 마지막 장면, 그게 세상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드라마 만드신 모든 분들이 이야기했다. 회의할 때도 이 화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보다 "끝이 뭐야?" 부터 묻더라. 그만큼 시청자들이 다음화를 보게 하는 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도 의식적으로 신경을 썼다.

Q. 서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부수적인 연출이지만, 섬이 출근할 때마다 지팡이를 쥔 할머니가 등장하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A. '이 사람이 완전히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라는 것을 루틴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같은 공간을, 같은 시간에 지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그 할머니는 실제로 그 골목에서 '썸바디' 속 모습과 같은 방식으로 매일 같은 시간 운동을 하신다. 그곳에 갔다가 할머니를 만나게 됐고 저희가 출연 제안을 했다. 기꺼이 응해주셨다. 크레딧에도 올라갔고, 당연히 출연료도 드렸다.

Q. 또한 섬의 채팅 친구 썸원의 캐릭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AI 캐릭터가 그 어떤 인간 캐릭터보다 생기 있다고 여겨졌다. 폰트부터 대화할 때의 사운드, 이모티콘이 등장할 때마다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 같더라. 어떻게 디자인한 것인가?

A. 많은 사람들이 "내게도 썸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섬에게는 두 명의 친구가 있지만 썸원은 그녀의 마음을 완벽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로 존재했던 것 같다. 썸원의 캐릭터 디자인은 여러 시도를 했다. 처음엔 채팅을 성우가 읽어주는 버전도 시도해봤는데 어색하게 느껴지더라. 약간의 전자음으로 채팅 사운드를 살렸다. 폰트 역시 구형 맥에서 쓰던 글씨체를 입혔다.

Q. '은교'의 김고은에 이어 '썸바디'에서는 강해림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신인을 또 한 번 발굴했다. 신인이기 때문에 연기력이 조금 부족해도 매력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것으로 아는데, 오디션 당시 받은 인상이 궁금하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역량을 끌어내려고 했나?

A. 그녀에게 이제 큰 숙제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으로 대중을 만났지만 김섬으로부터 벗어나는 숙제가 생긴 거다. 처음 만났을 때 '고유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생각보다 오디션에 오는 많은 배우들이 멋져 보이고, 유능해 보이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좀 더 쉽게 생각하는 정답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연기)을 보여준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강해림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고유한 그 사람처럼 보이는 면이 좋았다.

또한 대화를 해보면 굉장히 '명석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이 친구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것을 싫어하고 쉴 때도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웹소설도 쓰고, 그림 레슨도 받고 있다. 이런 에너지가 내적으로 있어서 김섬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다.

작업할 때도 어렵지 않았다. 물론 직접 연기 호흡을 맞춘 김영광은 어려웠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순간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면서 대사를 하고 밀고 나가면, 그걸 상대가 받아내면서 주고받는 액션, 리액션이라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해림의 경우 어느 순간에 쏟아지듯 나오는 순간이 있다.

Q. '썸바디'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길 바라나.

A.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작품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 보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건 좀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인데...적어도 2배속으로 보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어떤 분들은 2배속으로 봐도 상관이 없다고 하시지만 그렇게 보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괜찮으시다면, 제 속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Q. 첫 시리즈 연출을 마쳤는데, 개인적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A. 원 없이 한 것 같다.

ebada@sbs.co.kr 

Copyright©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